[횡설수설/송평인]홍가혜의 진실과 거짓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3월 26일 03시 00분


홍가혜 씨가 세월호 참사 당시 민간 잠수부를 사칭한 사람이 된 것은 방송작가가 “민간 잠수부냐”고 물어서 “네”라고 답한 것이 발단이었다. 홍 씨는 자신이 민간인인데 잠수를 할 줄 아니까 무심코 민간 잠수부라고 답했을 뿐이다. 홍 씨가 방송 인터뷰에서 한 “세월호 안의 생존자들과 교신했다”는 등의 말은 다른 잠수부들로부터 전해 들은 것을 허위라는 인식 없이 전했을 뿐이다. 해양경찰청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홍 씨가 올해 1월 법원에서 무죄 선고를 받은 이유다.

▷홍 씨는 과거에도 유명 아이돌 가수의 사촌언니를 사칭했다는 등 상습적 거짓말쟁이임을 주장하는 보도들이 잇따라 나왔으나 재판 과정에서 사실무근으로 확인됐다. 홍 씨는 무죄 선고를 받은 후 “10분의 방송 인터뷰가 내가 살아온 인생 27년을 바꿔놓았다”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홍 씨는 구속돼 101일간 수감생활을 했고 인터넷 등에서 심한 비난에 시달렸다.

▷홍 씨의 복수가 시작됐다. 자신을 향한 비난성 댓글을 올린 인터넷 이용자 800여 명을 모욕 혐의로 무더기로 고소했다. 고소장이 대거 접수돼 일선 경찰서와 검찰청의 업무가 차질을 빚을 정도다. 고소 취하를 조건으로 당사자 간 합의도 이뤄지고 있다. 철없는 자녀들이 올린 댓글에 부모들이 합의에 나서기도 한다. 합의금은 적어도 200만 원을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800명에게 200만 원씩만 받아도 16억 원이다.

▷홍 씨는 확신에 차서 “사람 소리 듣고, 갑판 벽 하나 사이를 두고 신호도 확인했고 대화도 했습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앞뒤를 들어보면 다른 잠수부들의 증언을 전하는 것이다. 홍 씨를 처벌하려면 증언 자체가 허위임을 입증해야 하는데 당시 세월호 내부 상황은 하늘만이 알고 있어 입증이 불가능하다. 판사가 홍 씨에게 무죄를 선고하면서도 “피고인의 행동에 면죄부를 주는 것은 아니다”라고 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무죄는 홍 씨의 진실을 밝힌 게 아니라 거짓을 밝히지 못한 것이다. 홍 씨도 억울한 점이 없진 않겠지만 고소 남발은 자제하는 것이 최소한의 도리다.

송평인 논설위원 pisong@donga.com
#홍가혜#세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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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8

추천 많은 댓글

  • 2015-03-26 06:10:50

    홍가혜를 무죄 선고한 목포지원 전라도 판사와 홍가계 격려한 성남시장 이재명만 보더라도 홍가혜 배후는 문재인의 새민련과 전라도 판사입니다. 문재인이 대통령되면 이런 일들뿐만 아니라 의문의 죽음이 얼마나 많겠습니까?

  • 2015-03-26 05:06:47

    거짓에 중독된 사람은 자신이 만든 거짓의 광기에서 벗어 날 수 없다

  • 2015-03-26 11:20:33

    법리도 모르면서 함부로 홍씨를 옹호하는 기사를 내지 말기 바란다. 사실인 걸로 믿었다고 해서 위법성이 조각되는 경우는 본인이 확인의무, 조회의무를 다한 언론인에게나 해당되는 얘기다. 1심 전라도 판사의 판결을 확정판결인양 사실처럼 쓰는 저의가 궁금하다. 요즘 왜이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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