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월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해 국민모임에 합류한 정동영 전 의원이 두 가지 선택을 놓고 고심 중이다. 정 전 의원은 29일 서울 영등포구의 한 폐공장에서 열린 국민모임 창당준비위원회 발기인대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재·보선 출마 여부를) 막판 고심 중”이라며 “30일 최종 결정을 하겠다”고 밝혔다.
정 전 의원 측 관계자는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정 전 의원은 재·보선에 출마하자니 승리를 장담할 수 없고, 불출마하자니 국민에게 ‘잊혀진 존재’가 돼 내년 총선마저 어려워질까 봐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정 전 의원의 측근그룹 내부에서도 찬반이 엇갈린다. 최근까지 관악을 출마를 종용하는 측근이 압도적 다수였으나 기류에 변화가 생겼다고 한다. 최근 자체 여론조사 결과 정 전 의원이 패배하는 결과가 나와 차라리 내년 총선을 노리는 게 낫다는 의견이 나온다.
정 전 의원의 출마가 야권 표를 분산시켜 새누리당에 어부지리 승리를 안길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정 전 의원의 사무실에는 “관악을에 쳐들어오지(출마하지) 말라”라는 항의 전화가 오고 있다고 한다.
다만 측근그룹 내엔 “새정치연합 정태호 후보보다 인지도가 높은 정 전 의원이 나서야 야권이 이긴다”며 출마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여전하다. ‘여당 대 야당’ 구도 대신 ‘인물 싸움’을 해야 승산이 있다는 것이다. 야권 연대 등을 통해 ‘35(새누리당):30(새정치연합):35(정동영)’의 구도를 만들면 최소한 제1야당을 위협하며 존재감을 부각할 수 있다는 예상도 있다.
그러나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는 “우리 당에 불길(지지율)이 다시 타오르는 상황에서 (정 전 의원 측이) 다른 불씨를 만들겠다고 호호 입김을 부는 것을 보고 국민이 얼마나 공감하겠느냐”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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