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구룡마을 개발, 제2시민청 개관 등을 놓고 첨예한 대립을 벌여온 서울시와 강남구가 현대차그룹의 한국전력 부지(삼성동) 개발의 공공기여금 배분을 놓고 또 한 번 충돌하고 있다.
강남구 관계자는 5일 “서울시가 한전 부지 개발과정에서 당사자인 강남구를 철저히 배제하고 있다”며 “특히 강(탄천)을 사이에 두고 떨어진 잠실종합운동장(송파구 잠실동)을 지구단위계획에 포함시킨 건 현대차가 지불하게 될 공공기여금을 송파구 등 다른 지역에 돌리려는 의도다”고 주장했다.
강남구는 총 7만9342m² 한전 부지 개발을 위해 현대차가 낼 공공기여금이 1조5000억∼2조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이 금액을 부지 개발로 소음, 먼지 등 각종 불편을 겪을 강남구민을 위해 인근 밤고개로 확장, 올림픽대로 및 동부간선도로 진·출입로 개선, 영동대로 지하 공간 개발사업 등에 온전히 투자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 지난달 서울시가 도시계획 사전협상 운영지침을 개정하며 현대차와의 협상 과정에서 강남구 도시관리국장이 배제된 것도 비판하고 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도시개발계획 결정권은 서울시장에게 있으므로 관련 권한이 없는 구청 관계자는 실무 차원에서 의견을 내는 게 더 낫다고 판단했다”면서 “잠실운동장은 이미 지난해 4월 한전 부지와 더불어 ‘국제교류복합지구’ 개발 계획에 포함된 곳이므로 공공기여금으로 함께 리모델링하면 강남구민뿐만 아니라 시민 전체에 혜택이 고루 돌아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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