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시에라리온에서 4개월 만에 에볼라 환자가 새로 발생하고 지난달 말에는 기니가 에볼라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는 이유로 비상사태를 선언하며 국경을 봉쇄하는 등 서아프리카 발 ‘에볼라 공포’가 다시 커지고 있다. 그 중심에 서 있는 데이비드 나바로 유엔 에볼라대책 조정관(66·사진)은 “에볼라 확산에 대한 긴장을 풀어선 안 된다”며 “개인적으로는 지난해 에볼라가 아프리카가 아닌 대륙으로 확산될 때 못지않게 어려운 시기”라고 말했다.
영국 의사 출신인 나바로 조정관은 지난해 8월 서아프리카 지역을 중심으로 에볼라가 빠르게 확산될 때부터 유엔을 대표해 ‘에볼라 퇴치’를 지휘하고 있다. 오랜 기간 세계보건기구(WHO)와 유엔에서 활동하며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와 조류인플루엔자가 확산될 때 이를 억제하는 업무를 담당하기도 했던 전염병 전문가다. 나바로 조정관은 최근 동아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에볼라 발병 환자 수가 주당 100명 정도 수준으로 떨어지는 등 지난해보다 상황이 크게 개선된 건 맞지만 여전히 에볼라는 사라지지 않았고 현재로선 정확한 퇴치 시점을 예측하는 것도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나 나바로 조정관은 현재 수준으로 에볼라 확산을 억제하는 것도 큰 성과이며 특히 이 과정에서 한국이 크게 기여를 했다고 강조했다. 한국 정부가 3차례에 걸쳐 긴급구호대를 파견했고, 현대자동차가 스타렉스 구급차 21대,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3000대를 의료 현장에 지원한 것을 높게 평가한 것이다.
그는 “짧은 역사 속에서도 국제적 수준의 보건의료 체계를 갖춘 한국이 앞으로 서아프리카 지역에 더 많은 기여를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나바로 조정관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에볼라와 관련해 아주 세부적인 내용까지 꼼꼼하게 보고를 받고 구체적인 질문을 던지는 등 대책 마련에 매우 적극적이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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