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완종 게이트/검찰 전면수사]
성완종, 회견직전 실세들에 집중전화… 徐의원, 대화 내용은 안밝혀
시신 15m 지점서 발견된 폴더폰, 본체 덮개 열려있고 전원 켜져있어
마지막까지 누군가와 통화한 듯
성완종 경남기업 회장은 9일 스스로 목숨을 끊기 직전까지 친박(친박근혜) 핵심을 포함한 정치권에 마지막 구명 로비를 벌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새누리당 서청원 최고위원은 12일 오전 충남 서산의료원에 마련된 성 회장의 빈소를 찾아 조문한 뒤 “성 회장이 (내게) 전화도 했고, 만난 것도 사실”이라고 해 숨지기 직전 접촉 사실을 시인했다. 성 회장은 숨지기 며칠 전 친박계 맏형 격인 서 최고위원과 친박계 핵심 의원 등을 만나 도움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 최고위원은 이날 고인의 빈소를 찾은 뒤 기자들과 만나 “이제 성 회장이 고인이 됐다. 그분과 나눈 여러 가지 얘기를 말씀드리지 않는 것이 예의라고 생각한다”며 성 회장과 나눈 대화 내용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그는 이어 “(성 회장이) 이미 검찰에서 모든 것을 말씀드렸기 때문에 내가 특별히 나눈 얘기를 안 하는 것이 온당하다”며 “검찰이 철저한 수사를 통해 사실 여부를 조속히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성 회장이 많이 억울해했느냐’는 질문에는 “언론에 나온 그대로”라고만 했다.
서 최고위원은 한 기자가 ‘리스트와 전혀 관계없다는 말이냐’고 묻자 “그런 질문이, 예의 없는 질문이 어디 있느냐”며 불쾌한 감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성 회장은 기자회견을 열었던 8일 직전에 친박 의원들을 비롯해 정치권 실세들에게 집중적으로 구명 활동을 펼쳤다고 한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를 비롯해 이완구 국무총리 등도 성 회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기 4, 5일 전 주로 전화를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검찰 수사가 상당 부분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대부분 “차분하게 수사를 잘 받아서 억울함을 풀어야 한다”는 원론적인 답변을 할 수밖에 없었고, 성 회장은 크게 낙담하면서 “인간적인 배신감을 느꼈다…”는 심경을 토로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성 회장은 자살 당일(9일) 2대의 휴대전화를 가지고 있었다. 경찰에 따르면 휴대전화는 모두 삼성전자의 제품으로 ‘3G 폴더폰’이다. 한 대는 성 회장의 상의 주머니에서 발견됐고, 나머지 한 대는 성 회장의 시신으로부터 약 15m 떨어진 언덕에서 발견됐다.
이 휴대전화는 본체 덮개가 열려 있는 상태였고, 전원은 켜져 있었다. 이 때문에 성 회장이 언덕에서 발견된 휴대전화를 이용해 자살 직전 누군가와 ‘마지막 통화’를 한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박성호 장례위원장은 “세상을 ‘마당발’처럼 돌아다닌 성 회장이 궁지에 몰렸지만 아무도 도와주지 않았다”며 “마지막 순간까지 구명 전화를 했지만 거절당하자 화가 나서 휴대전화를 집어 던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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