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成회장 심정 언론에 전한 군의원 2명에 李총리, 16차례 전화해 대화내용 따져”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4월 13일 03시 00분


[성완종 게이트/검찰 전면수사]成회장 도당위원장 시절 대변인
“李총리에 서운함 토로 보도 다음날 내가 총리다, 얘기하라 다그쳐
JP-홍문표가 불구속 당부 말도”
총리실 “보도내용 맞나 확인한 것”

성완종 경남기업 회장이 자살 하루 전 이완구 국무총리에게 서운함을 토로했다고 언론에 밝힌 지방의원 2명에게 이 총리가 수차례 전화를 걸어 고압적인 태도로 다그쳤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성 회장이 새누리당 충남도당위원장일 때 도당 대변인을 지낸 이기권 씨는 12일 충남 서산의료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총리가 11일 충남 태안군의회 이용희, 김진권 두 의원에게 전화를 걸어와 성 회장과 당시에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말하라고 따져 물었다”고 공개했다.

이용희, 김진권 의원은 11일 보도된 한 언론 인터뷰에서 “성 회장이 목숨을 끊기 전날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는 기자회견을 마친 뒤 우리와 만나 이 총리의 이름을 여러 번 되풀이하면서 서운함을 토로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씨는 “이 보도가 나간 날인 11일 이 총리가 김 의원에게 전화를 걸어와 언성을 높이면서 ‘성 회장과 도대체 어떤 이야기를 나눴느냐’고 따져 물었고 김 의원이 ‘왜 우리가 총리님한테 그 말을 해야 하느냐’고 하자, 이 총리가 ‘내가 총리다. 5000만 국민이 혼란스러워하고 있다’고 다시 다그쳤다”고 전했다.

이 씨는 그 증거로 이 의원의 휴대전화 수신함을 공개했다. 수신함에는 이 총리가 자신의 휴대전화 2대로 번갈아 가며 이 의원에게 이날 오전 6시 20분부터 13차례 전화를 했고, 김 의원에게는 3차례 전화를 걸어온 기록이 남아 있었다. 이 씨는 “하도 전화가 많이 걸려와 이 의원은 전화기 전원을 꺼 놓았을 정도다. 총리가 어떻게 이렇게 협박성 전화를 걸 수 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본보 기자와 따로 만나 “총리가 흥분된 상태에서 다짜고짜 이야기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었다. 나보고 계속 말을 하라고 억압적인 투로 얘기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 총리가) 두서없이 말하는 모습을 보면서 상당히 긴장된 상태에서 그 부분(지방의원의 언론인터뷰)을 집요하게 따진다는 생각이 들었다. ‘총리라는 분이 저 정도밖에 안 되나’라는 느낌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 의원은 “이 씨가 우리를 대신해 한 기자회견 내용이 모두 맞다”고 확인했다.

이 씨는 기자회견에서 “(두 의원과 통화하는 과정에서) 이 총리가 ‘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와 새누리당 홍문표 김태흠 의원이 (내게 성 회장의) 불구속 수사를 당부해왔다’는 말도 했다”면서 “이 총리가 ‘(이런 부탁을 받았지만) 경남기업 수사는 전 총리 시절에 시작된 일이어서 어쩔 수 없다’고 김 의원에게 말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 씨는 “성 회장이 자살 전날 ‘(내일 영장실질심사는) 쉽지 않을 것 같다. 새누리당 쪽에서는 청와대 쪽에 불구속 기소로 해달라고 부탁한 것 같은데 청와대에서는 그렇게 못하겠다고 한 것 같다. 이 총리가 나한테 이러면 안 되는데…’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씨는 ‘성 회장의 서운함이 충청권 인사로서 친분이 있었기 때문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성 회장과 이 총리는 DJP(김대중+김종필 연합) 시절부터 밀접한 관계였다. 하지만 단순히 구명 부탁을 거절한 데 대해 서운해한 것은 아닌 것으로 안다”며 두 사람이 보다 특별한 관계임을 시사했다.

이에 대해 총리실 관계자는 “언론 보도를 보고 평소 알고 지내던 두 사람에게 (성 회장에 대한) 애도의 뜻을 표하면서 보도 내용이 맞는지 전화로 확인해 본 것”이라고 해명했다.

서산=지명훈 mhjee@donga.com·정윤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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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1

추천 많은 댓글

  • 2015-04-13 07:16:55

    더러운 일로 자기 이름이 거론되는데 얘기나눴다는 당사자들한테 물어보는거야 당연하지않나? 강압적으로 했는지 공손하게 했는지는 듣는 사람 느낌일테니 내 알바 아니고-----

  • 2015-04-13 09:01:23

    총리라는 사람이 이런 엄청난 일이 일어났으면 검찰총장에게 공정한 수사를 지시해야지 자기의 직분을 다하는 것이 아닌가. 총리라는 자리는 옛날로 치면 영의정 자리인데. 영의정이 이렇게 처신이 가벼워서 누가 당신을 따르겠나. 대한민국 앞날이 참으로 걱정된다. 그릇이 아니다.

  • 2015-04-13 12:39:34

    성완종이 측근이라는 사람들은 다 성완종에게 돈 받아먹은 사람들 일것이다. 성완종자체가 돈이면 뭐든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돈이 의리을 지키는 수단이라고 생각하는 어리석은 양반 아마도 노무현때도 엄청 많은 돈을 뿌렸을것이다. 두번의 특별사면이 말해준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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