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물지 않은 상처]
세월호 인양-시행령 폐기 요구… 4월 둘째주말 서울 도심 곳곳 교통마비
세월호 참사 1주년을 앞두고 시민단체와 유가족이 도로를 점거하고 불법시위를 벌이면서 서울 도심 곳곳이 마비됐다.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와 유가족 등 2500명(경찰 추산)은 11일 오후 5시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세월호 특별법 정부 시행령 폐기 4·11 총력행동 문화제’를 열었다. 오후 7시 행사가 마무리되자 1500명(경찰 추산)이 ‘세월호를 인양하라’ ‘정부시행령 폐기하라’ 등의 피켓을 들고 “청와대로 가겠다”며 신고되지 않은 장소로 행진했다.
경찰이 “미신고 불법집회”라며 자진해산을 요청했지만 시위대는 폴리스라인을 밟고 세종문화회관 앞 세종대로로 뛰어들어 청와대 방향으로 행진을 시도했다. 이를 막는 경찰의 멱살을 잡기도 했다.
청와대행이 막히자 시위대는 오후 8시 5분경 종로2가로 이동해 양방향 전 차로를 점거하고 시위를 벌였다. 종로 일대에는 급하게 달려온 정보경찰 외엔 경찰력이 배치되지 않아 교통이 마비돼도 속수무책이었다. 시위대가 도로를 따라 을지로2가를 지나 서울광장에 다다랐을 때 뒤늦게 교통경찰이 달려왔지만 도심 마비 상태를 막지 못했다. 시위대는 오후 9시경 광화문광장 일대 세종대로 전체를 점거했고 자정까지 시위를 이어갔다. 경찰은 시위대의 청와대행만 막았을 뿐 시위대가 도심을 여유 있게 돌며 도로를 점거해도 전혀 손을 쓰지 못했다.
경찰이 총 10차에 걸쳐 해산명령을 내렸지만 시위대는 야유하며 응하지 않았다. 오히려 질서유지선 일부를 훼손하기도 했다. 최루액을 뿌리며 시위대를 막던 경찰은 양측의 충돌이 거세지자 “유족에겐 최루액을 뿌리지 말라”고 지시했다. 이에 시위대는 “진실을 향한 걸음에 가족이 앞장서겠다”며 유가족을 앞세워 경찰의 시위저지선을 뚫었다.
이날 자정이 다돼 가는데도 시위대 300명(경찰 추산)이 해산하지 않자 이규환 종로경찰서 경비과장은 “10차 해산명령에 불응하니 안내 및 경고를 하겠다”고 방송했다. 전명선 4·16가족협의회 대표는 마이크를 잡고 “조용히 해라, 말 좀 하자 인마!”라며 되레 호통을 쳤다.
경찰은 이날 유가족 3명을 포함해 20명을 공무집행 방해, 해산명령 불응 등의 혐의로 연행했다. 시위대는 연행된 유가족 3명이 풀려난 뒤 자정이 돼서야 해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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