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22일 아시아-아프리카회의(반둥회의) 60주년 정상회의 연설에서 과거 전쟁에 대해 반성한다고 밝혔으나 ‘사죄’ ‘식민지 지배’ ‘침략’ 등 핵심 표현은 모두 언급하지 않았다.
아베 총리는 이날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반둥회의 연설에서 ‘침략 또 침략의 위협, 무력행사에 의해 타국 영토 보전과 정치 독립을 침해하지 않는다’는 반둥회의 원칙을 언급한 뒤 “일본은 이전 전쟁의 깊은 반성과 함께 어떤 때라도 (반둥회의 원칙을) 지켜 나가는 국가가 될 것임을 맹세했다”고만 말했다.
아베 총리가 이번 연설에서 식민 지배에 대한 사죄와 반성을 담은 무라야마 담화, 고이즈미 담화 등과 거리를 두면서 향후 한일관계는 더욱 경색될 것으로 보인다.
아베 총리가 ‘사죄’ 등의 표현을 언급하지 않음으로써 그가 올 8월 발표할 ‘전후 70년 담화’(일명 아베 담화)에도 이 표현들이 담기지 않을 공산이 커졌다. 또 29일로 예정된 아베 총리의 미국 의회 상·하원 합동연설에서도 형식적인 과거사 반성에 그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요미우리신문 등 일본 주요 언론은 22일 아베 담화에 ‘침략’ 표현을 넣지 않으려는 아베 총리를 비판하는 사설을 일제히 게재했다. 마이크 혼다 등 미국 연방 하원의원 5명은 21일(현지 시간) 하원 본회의장 전체회의 도중 잇달아 자유발언을 갖고 아베 총리가 29일 상·하원 합동연설에서 과거사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하고 반성할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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