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日총리 訪美]
하버드大 특강서 “韓中과 협력”… “中 군사주의 우려할만” 평가도
캐럴라인 케네디 가족이 공항 마중, 케리 자택서 만찬… 테러현장 헌화
미국을 방문 중인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27일(현지 시간)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 “(제2차 세계대전 시 벌어진) 인신매매(human trafficking)에 대해 가슴이 아프고 고통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고노 담화(일본군 위안부 강제 동원을 인정하고 사과한 담화)와 입장이 다르지 않다”고 말했으나 사과나 사죄의 뜻은 밝히지 않았다.
이는 위안부 문제에 대해 기존의 입장을 되풀이한 것으로 29일 일본 총리 최초의 미 의회 상하원 합동 연설에서도 이 문제에 대해 사과하라는 한국, 중국 및 미국 내 일각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으로 해석된다.
아베 총리는 이날 보스턴 하버드대 케네디행정대학원에서 열린 특강에서 “일본 정부가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개입했는지 여부에 대해 여전히 부인하느냐”는 질문을 받고 “위안부 문제에 대해서는 이전 총리들과 심정이 다를 게 없다. 일본 정부는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여러 현실적인 노력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20세기에는 역사적인 충돌로 여성 인권이 침해받았지만 (적어도) 21세기에는 그렇지 않다”며 “일본 정부는 여성 인권 향상을 위해 전력을 다해 노력해왔다”고 주장했다. 조지프 나이 하버드대 케네디행정대학원 교수는 특강 시작 전 학생들에게 “일본 역사상 가장 강력한 (리더십을 보이고 있는) 총리”라고 아베 총리를 소개하기도 했다.
아베 총리는 “(중국 한국 등) 아시아 지역 내 다른 국가와의 갈등 해소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하려고 하느냐”는 질문에는 “2차 대전과 관련해 깊은 후회(deep remorse)를 표명한 바 있다”고 말한 뒤 “일본은 중국은 물론이고 한국과 서로 협력하고 발전하기 위해 관계 개선을 원한다”고 답변했다. 그는 특히 중국의 부상과 관련해선 “중국의 군사주의는 이웃 국가들이 우려할 만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아베 총리는 앞서 이날 오전 마틴 월시 보스턴 시장과 함께 2013년 보스턴 마라톤 테러 사건이 발생한 결승선 현장을 찾아 헌화했다. 보스턴 마라톤 테러 사건에 대한 최종 재판이 진행 중인 점을 의식해 미국 여론을 잡겠다는 행보로 풀이된다. 그는 26일에는 방미 첫 일정으로 보스턴에 도착해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유일한 생존 자녀인 캐럴라인 케네디 주일본 미국대사의 안내를 받고 케네디 도서관 내 기념관을 방문했으며, 이날 오후엔 존 케리 미 국무장관과 보스턴 자택에서 비공개 만찬을 갖고 방미 기간의 주요 의제를 논의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