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분당說 혼란속 4일 광주에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5월 4일 03시 00분


재보선 참패 5일만에 민심행보… 친노 박범계 “文, 천정배 만나야”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4일 4·29 재·보궐선거에서 등을 돌린 ‘호남의 민심’을 다독이기 위해 광주를 찾는다. 재·보선 광주 서을에서 무소속 천정배 의원이 당선된 뒤 ‘분당설’이 증폭되고 자신의 거취를 놓고 논란이 계속되자 서둘러 당을 안정시켜야 한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표는 4일 광주의 경로당과 마을회관을 돌며 노년층 민심을 들을 예정이다. 광주 유권자에게 재·보선에서 전패한 원인과 당 쇄신 의지를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당 관계자는 3일 “문 대표가 선거를 앞두고 광주를 7차례나 찾았는데 선거가 끝났다고 발길을 끊으면 광주 유권자들의 민심이 더 악화되지 않겠느냐”고 설명했다.

광주는 그동안 새정치연합의 텃밭이었다. 문 대표도 4·29 재·보선이 열린 4곳 가운데 가장 공을 많이 들였지만 참패했다. 그럼에도 문 대표는 다시 광주행을 결심했다. 차기 대선을 위해서도 반드시 호남 민심을 잡아야 할 상황이다. 문 대표는 노무현 정부 당시 각종 인사에서 호남 인사들을 소외시켰다는 ‘호남 홀대론’도 해결해야 한다. 이번 선거에서도 광주 유권자들 사이에서 ‘호남 홀대론’이 부각됐다.

당내에선 문 대표가 광주를 다시 찾더라도 호남 민심을 되돌리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호남의 한 재선 의원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문 대표 등 친노(친노무현) 진영에 대한 뿌리 깊은 불신을 해소하려면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보여주기식 방문으로 악화된 호남 민심을 회복하겠다는 생각이라면 오판”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주승용 최고위원은 “문 대표의 광주 방문은 문자메시지 한 통을 받은 게 전부”라며 “왜 (최고위원들과 사전) 협의를 안 하는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내비쳤다. 친노계인 박범계 의원은 최근 페이스북에 “문 대표가 직접 천정배 의원을 만나야 한다”고 요구하기도 했다.

배혜림 기자 be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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