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력만 있다면… “벤처 창업서 재도전까지 책임집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5월 13일 03시 00분


미래부 ‘K-글로벌 프로젝트’ 가동… 흩어졌던 23개 지원프로그램 통합
벤처 570여곳 신청 서류 제출… 심사 통과땐 서류 한장이면 OK
“2017년까지 1000개 해외진출”

한 벤처기업 관계자가 본투글로벌센터를 방문해 관계자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 제공
한 벤처기업 관계자가 본투글로벌센터를 방문해 관계자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 제공
클라우드 시스템을 빨리 저렴하게 구축할 수 있는 신기술을 바탕으로 2013년 ‘ASD코리아’라는 벤처기업을 창업한 이선웅 씨는 창업과 동시에 난관에 봉착했다. 기술력에 대한 자신감 하나로 해외 진출부터 노렸는데, 언어와 법률 체계는 물론이고 기업 설립과 자금 조달 절차 등 한국과는 전혀 다른 외국 시스템이 문제였다. 국내 대형 로펌을 선임하려 했지만, 작은 벤처기업이 감당할 만한 비용이 아니었다. 이때 이 씨가 찾은 곳이 미래창조과학부 산하 본투글로벌센터(옛 미래글로벌창업지원센터)다.

ASD코리아의 기술력을 인정한 본투글로벌센터는 국내 로펌의 약 3분의 1 비용으로 ASD코리아와 미국의 전문 변호사 및 회계사를 연결시켜 줬다. 또 투자 유치를 위한 기업 가치 평가 작업에도 도움을 줬다. 처음부터 해외 진출을 노렸던 ASD코리아는 운 좋게도 해외 진출을 돕는 본투글로벌센터를 만났지만 모든 벤처기업이 ASD코리아처럼 ‘필요한 시점에 필요한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벤처기업을 지원하는 기관과 프로그램 23개가 모두 흩어져 있었기 때문이다.

벤처기업으로서는 어느 기관에서 어떤 지원을 받을 수 있는지 파악하는 것부터가 ‘어려운 일’이었다. 미래부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달 벤처기업 지원 프로그램을 모두 묶은 ‘K-글로벌 프로젝트’를 출범시켰다. 12일 현재 K-글로벌의 지원을 받기 위해 벤처기업 570여 개가 신청 서류를 제출했다.

미래부 관계자는 “예전에는 벤처기업이 23개 프로그램 가운데 필요한 지원을 스스로 찾아다니며 서류를 매번 제출해야 했다”면서 “그러나 K-글로벌이 출범한 이후에는 서류를 한 번만 제출하면 된다”고 말했다. 심사를 통과해 지원 대상으로 선정되면 창업 준비부터 투자 유치, 해외 진출, 실패 후 재도전까지 성장 단계별로 필요한 지원을 알아서 해주기 때문이다.

미래부가 벤처기업 지원 프로그램의 통합 브랜드를 ‘K-글로벌’이라고 이름붙인 것은 벤처기업의 최종 목표는 해외 진출이 돼야 한다는 의지를 반영한 것이다. 국내에서 성공한 뒤 글로벌로 진출하는 과거의 공식을 따르지 않고 애초부터 해외에 직접 법인을 만들거나 글로벌 시장을 타깃으로 삼아 사업 전략을 짜는 방식을 보편화시키겠다는 것이다.

진출 지역도 미국 일변도에서 아시아와 유럽 등으로 다변화하는 것이 목표다. ‘알람’ 앱 서비스를 운영하면서 최근 대만 시장에 진출한 ‘말랑스튜디오’, 모바일 사용자를 분석해 빅데이터를 제공하는 기업인 ‘파이브락스’가 대표적인 예다. 파이브락스의 경우 본투글로벌센터의 통번역 컨설팅과 해외 법률 컨설팅이 해외 진출에 큰 도움이 됐다.

미래부는 K-글로벌 프로젝트를 통해 2017년까지 벤처기업 1000개를 글로벌 시장에 진출시키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정부의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총괄 정책인 K-ICT 전략과의 연계도 강화할 방침이다. 미래부 관계자는 “K-글로벌 프로젝트는 창조경제와 ICT 성장의 씨앗인 벤처기업을 글로벌 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정책”이라면서 “여기에 중장기적인 안목에서 한국 경제의 성장 모멘텀이 될 수 있는 산업을 육성하려는 의도도 담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기용 기자 k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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