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스컨트리-스키점프 합친 종목… 노르딕복합 박기호 감독과 박제언
“경험 적지만 평창 티켓 획득 자신”
겨울스포츠 종목 최초로 부자(父子) 국가대표가 탄생했다.
노르딕복합 선수 박제언(22)과 박기호 감독(52)이 주인공이다. 14일 서울 롯데월드호텔에서 열린 ‘스키인의 날’ 행사에서 만난 박 감독 부자는 “첫 국가대표 감독-선수 부자로 책임감이 크다”고 소감을 밝혔다.
대한스키협회는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을 대비해 2년 전 스키점프 대표팀에서 성장 가능성이 큰 선수로 노르딕복합 대표팀을 만들었다. 노르딕복합은 크로스컨트리와 스키점프를 동시에 치르는 종목이다. 협회는 최근 지도자가 없어 2년간 공백이었던 국가대표 감독에 크로스컨트리 국가대표 선수와 감독을 지낸 박 감독을 선임했다.
박제언은 스키에 입문할 때부터 노르딕복합 선수가 되는 것이 목표였다. 크로스컨트리 선수로 시작한 박제언은 2006년 전국겨울체육대회에서 3관왕에 오르는 등 ‘크로스컨트리 영재’로 불렸다. 2008년 스키점프로 종목을 변경해 경험을 쌓은 뒤 노르딕복합에 정착했다. 박제언은 “아버지가 10년 전부터 노르딕복합을 시키기 위해 크로스컨트리와 스키점프 두 종목을 모두 하게 만들었다”며 웃었다.
노르딕복합은 비인기 종목이다. 국내 선수도 박제언, 김봉주(22)뿐이다. 대회가 열린 적도 없다. 하지만 박 감독은 “아시아인은 신체 특성상 크로스컨트리에서 올림픽 메달을 따기 힘들다. 하지만 노르딕복합에서는 일본 선수가 올림픽 메달을 딴 적이 있다. 우리도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 감독은 “아들이라고 잘해주거나 그런 것은 절대 없다. 대표팀에서 제언이는 한 선수일 뿐이다. 다만 성적에 대한 부담은 아주 크다. 아들이 바로 옆에 있어 행동 하나, 말 하나도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박제언은 “집에서는 물론이고 훈련 때도 아버지의 잔소리를 들어야 한다는 것이 조금은 부담스럽다. 그래도 눈빛만으로도 통하는 사이라 훈련이 쉽다”고 말했다.
부자의 목표는 우선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 출전권 확보다. 국제대회 경험이 없는 데다 스키점프 코치조차 구하지 못했지만 자신감만은 메달감이다. “아버지만 믿고 잘 따르면 불가능은 없다고 생각해요”라는 아들의 말에 아버지는 “2022년까지 계획을 다 세워 놨다. 걱정 마라”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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