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백수오’ 전액 환불 여부를 놓고 사면초가에 놓인 홈쇼핑업계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판매 규모가 작은 NS홈쇼핑(11억 원)을 제외하고 5개 업체가 미개봉 제품 등 일부만 환불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힌 가운데 고객 항의가 갈수록 빗발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14일 한국독성학회가 나서 백수오 제품에 혼입된 이엽우피소의 안전성을 확신할 수 없다는 공식 입장을 내놓으며 또 한 번 불을 지폈다.
15일 홈쇼핑업계에 따르면 각 업체의 누적 제품 판매 규모는 최대 2600억여 원. 업체별로는 롯데홈쇼핑 500억 원, GS홈쇼핑 480억 원, CJ오쇼핑 400억∼500억 원, 현대홈쇼핑 100억 원 등이다. 판매 규모를 밝히지 않은 홈앤쇼핑은 800억∼1000억 원대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홈쇼핑사들이 전액 환불을 망설이는 이유는 회사 경영을 위협하는 막대한 보상 규모 때문이다. 롯데홈쇼핑, GS홈쇼핑, CJ오쇼핑 등의 지난해 백수오 매출은 이 회사들의 지난해 영업이익의 30∼50%에 이른다. 상장사인 GS홈쇼핑과 CJ오쇼핑, 현대홈쇼핑의 경우 정부의 공식 발표가 나오기 전에 객관적 근거 없이 환불을 한다면 주주 반발로 소송에 휘말릴 위험도 있다.
특히 홈앤쇼핑은 지난해 영업이익(919억 원)과 맞먹는 금액을 물어줘야 할 수도 있다. 제조사인 내츄럴엔도텍이나 중간공급자 역할을 한 중소기업유통센터에 구상권을 청구한다고 해도 전액을 보상받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더 큰 문제는 진퇴양난에 놓인 홈쇼핑업체의 고통이 결국 홈쇼핑 납품을 희망하는 중소기업에 고스란히 전가될 수 있다는 점이다. 코스닥 ‘대장주’로 불리며 믿을 만한 회사로 통한 내츄럴엔도텍에서 사고가 나면서 인지도 낮은 중소기업들의 납품 문턱이 한없이 높아지는 결과를 낳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내츄럴엔도텍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공식 인증을 받고 해외까지 진출한 굵직한 기업이었다”며 “참신한 중기 제품을 발굴해 소개하는 것이 홈쇼핑의 역할이지만 앞으론 검증된 회사하고만 거래하는 등 방어적으로 바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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