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현영철 언급없이 ‘공포통치 보도’ 비난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5월 18일 03시 00분


[北노동당 간부 탈북]대남 사이트 통해 ‘玄처형’ 첫 반응
“최고존엄 훼손 계속땐 무력대응”… 朴대통령-김무성 대표 실명 비난

북한이 국가정보원에서 발표한 군부 2인자 현영철 인민무력부장(한국의 국방부 장관에 해당)의 숙청 및 처형에 대해 첫 반응을 내놨지만 현영철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다.

북한 대남선전 웹사이트인 ‘우리민족끼리’는 성명을 통해 “최근 남조선 악당무리들이 우리(북)의 최고 존엄을 훼손하고 체제를 중상모독하는 모략 여론전에 열을 올리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최고 존엄과 체제에 감히 먹칠해보려는 괴뢰패당의 무분별한 망동을 극악무도한 특대형 도발로 천추에 용납 못할 대역죄로 낙인하고 준열히 단죄 규탄한다”고 비난하고 “최고 존엄을 훼손하는 악담질을 계속한다면 멸적의 불소나기를 면치 못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국정원이 13일 발표한 현영철 처형에 대한 구체적인 확인이나 부인은 하지 않고 북한 체제에 대한 도발이라는 점만 내세운 것이다.

북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집권한 이후 70여 명의 간부가 처형됐을 정도로 ‘공포정치’가 벌어지고 있다는 부분에 대해선 직접적으로 불편한 속내를 드러냈다. 이 성명은 “박근혜까지 나서서 ‘공포정치’니 뭐니 하고 우리를 악랄하게 헐뜯는가 하면 새누리당 대표 김무성을 비롯한 여당 것들이 연일 ‘북 체제 불안정’을 운운하고 있다”며 “흡수통일 계획을 시급히 정비해야 한다는 망발을 줴쳐대고(지껄이고) 있다”고 비난했다.

국정원 발표 이후에도 현영철이 등장하는 북한 기록영화가 계속 방송에 나오고 있다. 국정원이 발표한 숙청 대상에 포함된 변인선 전 총참모부 작전국장도 17일 현재 노동신문 웹사이트에서 검색하면 그의 이름이 들어간 기사와 사진이 그대로 나온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남북한관계연구실장은 “이들은 처형이나 숙청(처형을 포함한 정치범수용소 수감 등)을 당한 것이 아니라 실수를 했을 때 생산현장에서 노동하며 반성토록 하는 ‘혁명화’ 벌을 받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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