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어깃장에 6·15-8·15 공동행사 무산 위기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5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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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노동당 간부 탈북]
北 “南의 개최장소 강요 납득 못해”… 南 “19, 20일 개성서 만나 논의하자”
5월말 이희호여사 방북도 불투명

한국의 종교·시민단체와 북한이 공동으로 추진하는 6·15남북공동선언 15주년 및 8·15광복 70주년 공동 기념행사가 행사 내용과 개최 장소와 관련해 파열음이 나오면서 행사 성사에 빨간불이 켜졌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16일 6·15공동선언실천 북측위원회 대변인 담화 형식으로 “6·15 행사는 서울, 8·15 행사는 평양으로 이미 행사 개최 장소를 합의했다”며 “남측 정부가 6·15 공동행사는 평양에서, 8·15 공동행사는 서울에서 하든가, 아니면 두 행사 모두 서울에서 하자고 강요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북과 남, 해외 민간단체들이 합의한 공동행사 장소와 내용을 남측 당국의 강요에 의해 바꾼다는 것은 그 누구도 납득할 수 없는 일”이라며 “남한 정부가 원하는 대로 ‘정치색’을 배제하고 문화나 체육 등의 순수 민간 교류행사로 치를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종교·시민단체로 구성된 ‘광복 70돌, 6·15공동선언 발표 15돌 민족공동행사 준비위원회’는 16일 대변인 성명을 통해 “6·15 공동행사의 서울 개최 합의는 변함없이 유효하지만 광복 70돌 공동행사 문제는 앞으로 논의해 결정하면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19, 20일 개성에서 만나자는 제안을 14일 북측에 전했다”고 말했다.

한국 정부는 6·15 15주년 공동행사는 평양에서, 광복 70주년 행사는 서울에서 개최하기를 원하고 있다. 김대중 정부의 성과인 6·15공동선언보다는 현 정부의 업적으로 만들려는 광복 70주년 남북공동행사를 서울에서 열어야 한다는 속내가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정부는 6·15 공동행사에 북한의 주장이 대거 포함되는 정치 행사 대신 청소년 대학생 교류 행사 등 순수 사회문화 교류 행사로 치러야 행사를 승인할 수 있다는 태도다.

이달 말로 추진돼온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의 방북도 진전이 더디다. 방북 준비를 위한 남북 간 사전 접촉이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다. 대북 소식통은 “간부들이 잇따라 숙청되는 상황에서 충성 경쟁이 커지면서 온건파보다 강경파의 목소리가 커졌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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