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 수술’ 류현진이 따라야 할 ML 투수 성공사례는?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5월 25일 15시 23분


LA 다저스 류현진이 어깨 수술을 선택한 이유는 분명하다. 더 이상 통증 없이 볼을 뿌리고 싶은 욕망 때문이다. 2년 전부터 어깨 관절순 파열을 알고 있었던 터라 3월 나타난 부상 재발은 수술을 선택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됐다.

류현진은 23일 수술 후 기자회견에서 구단과 팬들에게 “열심히 재활해서 스프링트레이닝에 돌아오겠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그러나 정상적인 복귀 전망은 반반이다. 다저스 출입기자들도 낙관적이지 않다. 스프링트레이닝에 돌아와 예전과 같은 구위를 되찾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메이저리그에서 어깨 부상과 수술을 다음과 같이 표현한다. ‘야구에서 가장 터프한 부상(Baseball’s toughest injury)‘, ’어깨 관절순은 야구에서 가장 무서운 부상(Labrum is baseball‘s fearsome injury)’ ‘어깨 수술은 최고의 선택이 아니다(Shoulder surgery not the best option)’라는 식이다. ‘팔꿈치 수술은 투수의 친구다’라고 할 정도다. 어깨의 근육 구조가 복잡 미묘하고 설령 수술을 해도 정상 복귀가 어렵다는 게 오랫동안 야구 종사자들의 공통적 견해다.
스포츠전문의로 팔꿈치인대접합수술(토마 존 서저리)의 최고 권위자인 제임스 앤드류스 박사는 팔꿈치 수술 후 성공율이 85%다. 하지만 어깨 회전근, 관절순 파열 수술은 50%를 조금 웃돈다. 선수들이 어깨 수술을 꺼리는 이유다. 한 경기 삼진 타이기록(20개)을 갖고 있는 전 시카고 컵스 케리 우드도 2005년 류현진과 같은 관절순 파열로 수술을 눈앞에 두고 재활로 방향을 바꾼 적이 있다.

그러나 부정적이지만은 않다. 희망적인 점도 있다. 스포츠의학의 진화다. 이번 류현진의 어깨 수술은 관절경이었다. 예전과 같이 메스를 대는 개복수술은 아니다. 작은 관을 통해 이뤄지는 수술이다. 류현진으로서는 뉴욕 양키스의 마이클 패네이다와 같은 전철을 밟는다면 정상적이면서 투수수명 연장이 가능하다. 패네이다는 최근 어깨 수술을 받은 투수의 성공 사례자 가운데 한 명이다.

도미니카 공화국 출신의 패네이다(26)는 201cm 장신의 강속구 투수였다. 2011년 루키로 9승10패 평균자책점 3.74를 기록한 시애틀의 유망주였다. 그러나 2012년 1월 포수가 취약했던 시애틀은 헤수스 몬테로를 받아들이면서 뉴욕 양키스로 트레이드했다. 패네이다는 양키스 유니폼을 입은 뒤 스프링트레이닝에서 어깨 관절순 파열이 드러났다. 이 해 5월 패네이다는 어깨 관절경 수술을 받았다. 수술 후 2년 공백을 딛고 패네이다는 2014시즌에 복귀했다. 올해 5승2패 평균자책점 3.59를 기록 중인 패네이다는 11일 볼티모어전에서 7이닝에 삼진 16개를 낚는 파워피칭을 과시하기도 했다.

메이저리그 데뷔 후 2년 동안 28승을 거두며 정상급 투수로 자리 잡았던 류현진이 어깨 수술 후에도 예전의 모습을 되찾을 수 있을지는 신만이 안다. 마이클 패네이다는 양키스 팀닥터 크리스 아매드가 수술을 집도했다.

로스앤젤레스=문상열 통신원 moonsy1028@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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