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이 27일 국회선진화법(개정 국회법) 개정에 나서기로 했다. 이를 위해 당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기로 했다.
이날 야당이 공무원연금 개혁안에 대해서는 큰 틀에서 합의했지만 세월호법 시행령 개정 문제를 연계해 막바지 합의에 진통을 겪자 ‘소수당의 횡포’가 극에 달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야당은 국민연금 명목소득대체율 인상과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 해임까지 연계했다. 결국 새누리당은 국회 폭력과 다수당의 날치기를 막고, 여야가 합의하고 타협하는 정치를 이끌어내기 위해 만들어진 국회선진화법이 야당의 발목 잡기용으로 변질됐다고 보고 본격적으로 개정 작업에 나설 생각이다.
새누리당 지도부는 이날 일제히 포문을 열었다. 친박(친박근혜)계 좌장인 서청원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언제까지 민주주의 원칙을 어기면서까지 국회가 국민들로부터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무능한 국회로 갈 것이냐는 문제에 대해 국회 운영부터 개혁하는 것을 심각하게 생각할 때가 왔다”고 말했다. 김무성 대표도 “20대 국회부터 적용되는 국회선진화법 개정안은 적극 추진해야 될 문제”라고 가세했다.
앞서 유승민 원내대표는 최근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국회선진화법 개정 작업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유 원내대표는 “다수당이거나 여야 협상을 해본 사람이면 국회선진화법에 있는 일종의 독소 조항을 느꼈을 것”이라며 “일단 개정안을 만든 뒤 야당에 ‘(19대 국회 말인) 내년 총선 전에 개정하되 20대 국회 때부터 적용하도록 하자’고 제안하면 명분이 있다”고 했다. 내년 총선에서 누가 다수당이 될지 모르기 때문에 야당도 응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
국회선진화법은 국회의장의 직권상정을 엄격하게 제한해 상임위에서부터 여야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사실상 본회의 법안 상정부터 의결까지 야당의 동의 없이는 처리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회선진화법이 아니라 ‘소수당 결재법’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날 김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다음 정권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부담 없이 차기 국회부터 적용될 수 있는 국회선진화법 개정을 위한 협의를 시작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국회법정상화TF를 꾸렸던 새누리당은 조만간 ‘선진화법 개선 TF’를 구성해 개정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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