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터 측근 7명 체포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5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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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FA 부회장 등 고위 간부들 20년 이상 1억달러 수뢰 혐의
차기회장 선거 변수 될지 관심

제프 블라터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79·스위스·사진)이 재임 이후 최대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그의 장기 집권 시나리오는 계획대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FIFA 회장 선거를 앞두고 블라터 회장의 측근인 FIFA 고위 간부 7명이 부패 혐의 등으로 체포됐다. 뉴욕타임스는 27일 “스위스 경찰이 FIFA 연례회의에 참가하려던 고위 간부들을 호텔에서 체포했다”며 “이들은 FIFA의 부패 관련 혐의를 받고 있어 곧 미국으로 압송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2018 러시아 월드컵과 2022 카타르 월드컵 개최지 선정 과정에 대해 수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져 왔다.

스위스 연방 법무부(FOJ)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체포된 간부들은 1억 달러(약 1104억 원) 이상의 뇌물을 받은 혐의”라며 “이들은 스포츠 관계사와 홍보사들로부터 1990년부터 20여 년간 돈을 받았고, 뇌물 제공자 측에 라틴아메리카 축구대회의 마케팅과 스폰서십에 대한 권리 등을 내줬다”고 밝혔다.

체포된 간부들은 케이맨 제도 출신의 제프리 웹 FIFA 부회장 겸 북중미축구연맹(CONCACAF) 회장, 우루과이의 에우헤니오 피게레도 FIFA 집행위원회 부회장 겸 우루과이축구협회장, 전현직 FIFA 집행위원인 잭 워너, 워라위 마꾸디, 에두아르도 리 등으로 1998년부터 17년째 FIFA 회장을 지내고 있는 블라터 회장의 측근들이다. 블라터 회장 취임 후 FIFA는 막대한 수익을 올렸는데 이 과정에서 블라터 회장의 수뢰와 횡령 의혹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스포츠 전문방송 ESPN은 “블라터 회장이 최근 4년 동안 미국을 방문하지 못했는데 이유는 수사 대상이었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30일 열리는 FIFA 총회를 앞두고 측근 고위 간부들이 체포됐지만 차기 회장 선거에는 큰 변수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세계 축구 대통령을 뽑는 선거는 FIFA 본부가 있는 스위스 취리히에서 열린다. 209개 회원국 투표로 결정되는데, 블라터 회장의 5선 연임이 유력한 분위기다. 미국 CNN은 “6개 대륙 중 5개 대륙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블라터의 지지 기반은 측근 인사들의 체포에도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회장 선거에서는 블라터 회장과 알리 빈 후세인 요르단 왕자(40)가 후보로 나선 상황인데 당초 유럽 쪽 후보였던 포르투갈의 루이스 피구와 미카엘 판프라흐 네덜란드축구협회장이 모두 중도 사퇴해 유럽 국가로서는 블라터 회장에게 반대표를 던지기 쉽지 않다. 전문가들은 아시아 국가가 회장직을 맡는 것에 부정적인 북중미와 남미, 아프리카 등도 블라터 회장의 영향력 아래 있어 표심을 바꾸지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FIFA#제프 블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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