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판 커버스토리]미국 취업의 최강국은?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5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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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로 무장한 인도 학생들 ‘美 전문취업비자’ 70% 휩쓸어

미국에 가장 많은 유학생을 보내는 나라는 중국이다. 2015년 현재 33만1371명으로 전체 유학생의 29.3%를 차지한다. 미국 내 유학생 10명 중 3명이 중국인이란 얘기다. 그 뒤로 인도 14만6336명(12.9%), 한국 8만7384명(7.7%) 순이다.

반면 미국 내 외국인 취업 시장의 ‘지존’은 인도다. 2014년도 전문취업비자(H-1B)의 신규 및 갱신 승인 통계를 보면 인도 출신이 22만286건(69.7%)에 이른다. 미국에서 ‘좋은 일자리’를 잡은 외국인 10명 중 7명이 인도 사람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한국은 4390건(1.4%)으로 5위. 건수와 비중 모두 감소 추세다.

미국 취업 시장에서 인도는 선순환 생태계를 형성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보기술(IT) 강국이고 구구단 대신 19단을 외울 정도로 수리능력도 뛰어난 나라답게 유학생의 무려 80%가 과학(Science) 기술(Technology) 공학(Engineering) 수학(Mathematics) 분야의 이른바 ‘스템(STEM)’ 전공자들이다.

채용 기업은 대부분 인도 회사들이다. 인도의 대표적 IT 서비스 업체인 인포시스 미국법인은 H-1B 신청(후원) 1위 기업이다. 2013년 10월부터 2014년 9월까지 1년간 2만3816건의 H-1B를 후원했고 2011∼2014년 4년 동안 7만3109건에 이른다. 한국 대표 기업 중 하나인 삼성전자가 같은 4년 동안 후원한 737건의 99.2배에 달하는 실적이라고 KOTRA 북미지역본부는 설명했다.

미국에서 인도 취업 생태계가 원활하게 작동되는 비결은 뭘까.

미국의 인도 기업들은 인도인 유학생이나 IT 기술자를 입사시킨 뒤 제휴나 협력 파트너인 미국 기업에 파견 근무를 보내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미국 기업에 보내 일종의 인턴 또는 견습사원 역할을 하게 한 뒤 좋은 평가를 받아 결국 정식 직원으로 채용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한 미국 회사의 글로벌 인사 담당 매니저는 “인도 학생은 영어, IT, 수리 능력이 우수해 뽑게 되고, 중국 학생은 중국 진출을 고려해서 선발한다. 이 사이에 낀 한국이 미국 취업 시장에서 선전하려면 정부 차원의 지원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싱가포르 정부는 ‘싱가포르 유학생 채용 우대’라는 조건을 내건 미국 대기업들에 우선적으로 투자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설명한다.

뉴욕=부형권 특파원 bookum90@donga.com
#미국#취업#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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