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간 세계 축구계를 지배해 온 제프 블라터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79)이 전격 사퇴했다.
블라터 회장은 2일(현지 시간) 스위스 FIFA 본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내가 회장을 계속 맡는 걸 국제 축구계가 모두 찬성하는 것은 아니었다”며 사임 의사를 밝혔다. 그는 “후임자 선출을 위한 임시 총회를 개최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임시 총회는 올해 12월과 내년 3월 사이에 소집될 예정이며 그때까지 블라터가 회장직을 유지한다.
지난달 29일 선거에서 5선에 성공한 블라터 회장이 불과 나흘 만에 회장직을 내놓은 것은 미국 검찰의 FIFA 부패 스캔들 수사와 관련이 있다. 블라터 회장은 선거 직전 자신의 측근인 FIFA 고위 간부 7명이 공갈과 사기, 탈세 등의 혐의로 미 사법 당국에 체포된 상황에서도 꿋꿋하게 버텼으나 자신을 겨냥한 수사망이 좁혀 오자 결국 백기를 들었다. 특히 자신의 오른팔인 제롬 발크 사무총장이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개최지 선정용 뇌물 자금으로 지목된 1000만 달러(약 110억 원)의 송금 사실에 대해 알고 있었음을 입증하는 서한이 미 언론에 공개된 것이 결정타였다.
한편 블라터 회장의 후임으로 미셸 플라티니 유럽축구연맹(UEFA) 회장 등이 유력한 후보로 떠오른 가운데 후보 중 한 명으로 거론된 정몽준 FIFA 명예부회장은 3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출마는 여러 축구인의 의견을 듣고 선택하겠다. 가능성이 51%인지 49%인지는 조만간 이야기하겠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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