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환자 확인 다음날 운동회 연 질병본부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6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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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비상/위기 불감증 병원]
업무기강 해이 비판 목소리… 본부 “취소했지만 일부직원이 행사”

보건복지부 산하 질병관리본부가 지난달 20일 국내 첫 번째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확진 환자가 확인된 상황에서도 다음 날까지 체육행사가 포함된 워크숍을 진행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물의를 빚고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지난달 20, 21일 ‘제3회 검역의 날(5월 20일)’을 기념해 충북 청주의 한 공공기관 연수원에서 체육행사가 포함된 워크숍을 가졌다. 문제는 지난달 20일이 국내 메르스 확진 환자가 처음으로 판명된 날이라는 점.

질병관리본부는 “질병관리본부장과 감염병관리센터장 등 주요 관계자들은 메르스 환자 발생 때문에 행사에 참석하지 않았다”며 “워크숍 중 공식적으로 체육행사를 취소했다. 지난달 21일 벌어진 체육행사는 일부 직원과 행사에 초청받았던 외부 인사들만 참석한 자체 행사였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국내에서 처음 발생하고, 치사율이 40%에 이르는 감염병이 확인된 상황에서 국내 방역을 책임지는 질병관리본부의 이 같은 행동은 너무 안이한 대응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이후 메르스가 확산되자 질병관리본부가 연수원 측에 ‘외부에서 행사 문의가 오면 지난달 20일에 모두 철수했다’고 설명하라는 지침까지 줬다는 의혹까지 나오고 있다.

보건의료계의 한 관계자는 “이번 메르스 사태는 국방부로 치면 전쟁이 난 것과 마찬가지 상황”이라며 “전쟁이 났는데 담당자가 출동했으니 괜찮은 것 아니냐고 말하는 조직이 세상에 어디 있느냐”고 반문했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질병본부#보건복지부#메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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