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비상이 걸리면서 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한국 환자가 다녀간 홍콩 중국은 물론이고 대만에서도 검역 강화 및 경계령이 내려졌다.
코윙만(高永文) 홍콩 식품위생국장은 3일(현지 시간) 한 TV 프로그램에 출연해 “메르스의 영향을 받는 지역을 방문하면 해당 지역 의료기관에 가는 것은 피해야 한다”며 “성형외과도 포함된다”고 말했다. 코 국장이 한국을 지목하지는 않았지만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한국인 10번 환자가 지난달 26일 홍콩에 입국한 사실이 알려진 뒤 나온 발언이어서 한국 의료관광에 대한 주의를 당부한 말로 풀이된다.
홍콩은 앞서 서울에서 오는 승객이 미열 증상만 보여도 의심자로 분류해 바이러스 조사를 받도록 했다. 이는 ‘중동 국가’에서 오는 승객에게 적용하는 것과 같은 기준으로 검역을 강화한 것이다.
또 홍콩 당국은 홍콩을 거쳐 중국에 도착한 뒤 격리된 한국인 10번 환자의 기소 가능성을 언급했다. 코 국장은 3일 메르스 대응책 논의를 위해 열린 입법회(국회격) 특별회의에 출석해 “이 남성은 공항을 통과할 때 (의료진에게) 거짓 정보를 제공했다. 이번 건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남성이 홍콩으로 돌아오는 경우에만 조치가 내려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 베이징(北京) 시는 최근 서우두(首都) 국제공항을 통해 들어오는 승객의 경우 비행기 착륙 전 고열 등의 증상을 보고토록 했다. 발열 등 증상 의심자는 아예 비행기에서 내리지 못하도록 하고 의료진이 비행기 안에서 검진을 마친 뒤 내리도록 했다. 특히 메르스 감염 국가를 다녀온 승객은 반드시 신고토록 해 한국에서 가는 비행기 승객은 집중적인 검사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
대만은 한국 수도권 지역에 대한 여행경보 수준을 4개 단계 중 2단계인 ‘경보’ 수준으로 높였다. 여행 결정 시 신중해야 한다는 의미다.
한편 일본 후생노동성은 4일 한국에서 환자와 접촉한 사람을 대상으로 공항에서 검역을 강화했다. 한국 내에서 환자와 접촉한 입국자에 대해서는 38도 이상의 발열과 기침 등 증상이 나타날 경우 공항에서 검사를 통해 감염 여부를 파악하기로 했다. 증상이 없는 경우에도 감시 대상자로 지정해 아침저녁으로 체온을 재 2주간 보고하도록 했다. 후생노동성은 의사들에게 의심환자가 올 경우 외국 체류 여부를 확인하는 동시에 마스크와 장갑을 착용하고 진료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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