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공포가 확산되면서 놀이공원과 백화점 식당 야구장 예식장들이 지난 주말 텅텅 비었다. 해외 관광객들이 줄줄이 일정을 취소하고 국내외 교류 행사도 중단되고 있다. 최경환 국무총리 대행은 어제 “메르스가 오래가면 세월호 사태처럼 경제에 충격을 줄 수 있을 것”이라며 “메르스는 공기로 전파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국민이 과민하게 반응해 경제활동이 위축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런 말만으로 공포심리를 수그러들게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11일 열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추가로 금리 인하를 하고 정부도 추가 경정 예산을 편성해 경기 하강을 막기 위한 총력전을 벌여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 총리대행은 “관광 등 경제 위축 우려가 있는 분야에 대해서는 선제적인 대응 조치를 하겠다”면서도 추가 경정을 할 단계는 아니라고 밝혔다. 하지만 수출과 내수가 모두 위축돼 2%대 성장이 가시화하고 있는 판에 최 대행의 인식이 안이해 보인다.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한 전방위 노력과 함께 과도한 공포의 확산을 막는 것도 내수 위축을 방지하는 데 중요하다. 미국에서는 지난해 9월 에볼라가 발생하자 환자의 주소와 병원은 물론이고 그가 다닌 식당과 볼링장까지 공개해 추가 확산을 막는 데 주력했다. ‘미트볼 숍’이라는 레스토랑이 보건검사와 소독을 마치자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은 부인과 함께 찾아가 미트볼 한 접시를 깨끗하게 비우는 ‘모범’을 보였다. 에볼라 감염자의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는 바이러스를 전염시키지 않는 사실을 알리고 ‘피어 볼라’라는 에볼라 공포로 인한 경제 활동 위축을 막기 위해서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에볼라에서 완치된 간호사들과 포옹함으로써 공포의 확산을 막았다.
한국은 지금 “마스크는 필요 없다”던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이 마스크를 쓴 모습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퍼지고 있다. 메르스 소비 위축을 걱정하는 최 대행, 한밤중에 TV 긴급회견을 열어 논란을 불렀던 박원순 서울시장이 메르스 환자가 다녀간 가든파이브 식당에 찾아가 외식도 하고 소비도 함으로써 시민을 안심시키는 방법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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