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메르스 확산 우려에도 불구하고 13일 ‘서울시 공무원 임용 필기시험’을 강행키로 한 것을 두고 찬반이 엇갈리고 있다. 서울시는 병원 내 감염을 넘어 ‘지역사회 감염’이 발생하면 시험을 중단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지만 논란이 계속 커지고 있다.
김창보 서울시 보건기획관은 9일 브리핑에서 “13일 공무원 시험은 예정대로 시행하는 게 기본 원칙이다”라면서도 “지역사회 감염이 1건이라도 발생하거나 이에 준하는 위험이 감지되면 시험을 즉각 중단하겠다”라고 밝혔다. 지역사회 감염이란 지금까지 병원 내에서 의료진과 환자, 방문자 사이에 전파된 메르스가 병원 밖 일반인에게까지 확대되는 것을 의미한다.
서울시에 따르면 원서를 제출한 13만515명 가운데 아직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사람은 없다. 그러나 응시 예정자 가운데 자가 격리 대상자 포함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김 기획관은 “격리 대상자 수가 계속 변하기 때문에 이를 모두 확인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며 “지금까지 격리 통지서를 받았다고 (서울시로) 미리 연락해 온 사례는 없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혹시 모를 메르스 감염에 대비해 자가 격리 대상자의 시험장 진입 자체를 막을 방침이다. 자가 격리가 확인된 응시생은 시험 당일 오전 7시부터 10시(시험 시작 시간)까지 전국의 각 지자체를 통해 2회 이상 전화하거나 현장 방문을 할 예정이다. 만약 이 시간 거주 확인이 안 될 경우 경찰에 의뢰해 이동 금지를 요청하기로 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응시 예정자가 자가 격리 사실을 먼저 알려올 가능성은 거의 없고, 이 때문에 자가 격리 사실을 숨긴 채 시험장을 찾을 것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번 시험에 응시할 예정인 이모 씨(31)는 “격리자를 위한 별도의 시험장을 마련해 주거나 시험을 아예 미루는 게 나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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