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가 주최한 ‘통일박람회’가 한창이던 지난달 29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 인기 가수 싸이의 히트곡 ‘챔피언’이 울려 퍼지자 순식간에 모여든 대학생 20여 명이 선율에 맞춰 플래시몹을 시작했다. ‘통일은 대2득(큰 이익)’ 등 개성이 넘쳐나는 플래카드를 흔들던 학생들과 시민들은 한마음이 됐다.
나라 사랑을 표현하는 방법이 과거 경건하고 진지한 분위기에서 벗어나 다양하고 즐거운 문화콘텐츠 활동 또는 봉사활동으로 진화하고 있다. 독도가 한국의 영토임을 자연스럽게 세계에 홍보하고 관련 메시지를 전하는 ‘독도사랑 청년캠프’도 이런 접근법을 활용하고 있다.
‘한국 홍보 전문가’로 불리는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지난해 전국 16개 대학 사진학과와 사진 동아리 소속 대학생 20여 명을 모집했다. 독도가 우리 영토임을 알리고 그 아름다움도 함께 홍보하는 ‘독도사랑 청년캠프’를 열기 위해서였다. 선발된 대학생들은 4박 5일간 울릉도와 독도를 오가며 찍은 독도의 아름다운 풍경들을 각자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에 올리며 독도 홍보에 나섰다. 서 교수 측은 올 8월에도 ‘사진 좀 찍는’ 독도 사랑 대학생들을 모집해 청년캠프를 개최할 예정이다.
서 교수는 “호국 활동이 항상 진지하고 경건해야만 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며 “젊은이들이 즐겁게 하는 문화콘텐츠 활동도 뜻깊은 호국 활동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한을 떠나 ‘제2의 조국’인 대한민국에서 새로운 꿈을 키우는 탈북 대학생들에게도 ‘호국’의 의미는 남다르다. 탈북 대학생 연합 동아리 ‘브레인유니코리아’는 다양한 봉사활동을 통해 ‘참 나라 사랑’의 의미를 되새기고 있다. 동아리 회장인 송광민 씨(21·고려대 경영학부)는 7월에 진행할 봉사활동 준비에 여념이 없다. 전국 각지 대학에 재학 중인 20여 명의 동아리 회원을 모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비석을 닦는 등 일일봉사에 나서기 위한 준비 작업 때문이다.
송 씨는 “외할아버지가 탈북 국군포로 출신인데 ‘대를 이어 나라를 사랑하라’는 말을 항상 하셨다”며 “탈북 학생들끼리 한국 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게 도와주고 작은 봉사나마 즐겁게 하는 것도 ‘호국’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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