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종강… 현장실습 중단… 도서관 빈자리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6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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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파장]
시험 앞둔 대학가도 메르스 여파
고열 학생에 구급차 출동 소동도

조용한 대학 캠퍼스에 구급차 한 대가 들어서고 방역복을 입은 구급 대원이 차에서 내리자 지나가던 학생들이 술렁이기 시작했다. 고열로 얼굴이 달아오른 여학생이 구급차에 실려 서울의 한 대학병원으로 이송됐고 학교 커뮤니티에는 ‘우리 학교에도 메르스가 퍼진 것 아니냐’는 걱정 섞인 글이 여러 개 올라왔다.

7일 오후 서울 강북의 유명 사립대에서 벌어진 일이다. 검진 결과 메르스 감염이 아닌 것으로 확인되면서 학교 측이 ‘안심해도 된다’고 공지했지만 학생 이모 씨(28)는 “비교적 안전하다고 믿었던 학교에도 메르스가 퍼지는 것 아닌가 하는 불안감이 상당했다”고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첫 메르스 확진자가 나온 지 20일을 넘기면서 서울의 주요 대학가도 메르스 여파가 미치고 있다. 20대 확진자가 거의 발생하지 않아 크게 술렁이진 않지만 학생이 도서관과 열람실 찾기를 불안해하는 경우가 적지 않고 일부 학교에서는 학사 일정을 바꾸기도 했다.

실제로 메르스 때문에 서강대 일부 강의는 계획보다 일주일가량 일찍 종강됐다. 서강대 관계자는 “메르스 확산 우려 때문에 한 주 일찍 종강해도 된다고 5일 교수들에게 알렸고 일부 교수는 수업을 조기 종강했다”고 전했다. 연세대에서는 간호학과가 현장 실습을 교내 실습으로 대체했고 일부 대학원 연구실은 이번 주 재택근무를 결정했다. 중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것으로 유명한 이화여대의 홍보관(웰컴센터)은 최근 방문객이 메르스 발생 직전에 비해 3분의 1 수준으로 급감하기도 했다.

학생들은 기말고사 준비를 위해 학교에 오긴 하지만 개인위생에 부쩍 신경을 쓰고 있다. 이화여대생 김아영 씨(23·여)는 “손을 자주 씻는 등의 기본 원칙을 지키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세대생 이모 씨(25)도 “부모님이 걱정한다며 집에서 공부하는 친구가 꽤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시험 기간임에도 도서관 이용자가 줄어든 흐름까지 감지된다. 성균관대 중앙도서관 관계자는 “메르스 확산 우려가 유난히 컸던 지난 주말 직후인 8일에는 이용자가 10∼20% 줄었다가 회복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찌감치 홈페이지에 메르스 예방수칙을 안내했던 주요 대학들은 곳곳에 손 소독제 등을 비치하며 메르스 예방에 나선 상황이다. 서울대 중앙도서관 관계자는 “메르스 불안감이 커지고 있어 도서관 출입구마다 손 소독제를 놔두고 학생들이 쓸 수 있게 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민 kimmin@donga.com·김도형 기자
#조기종강#중단#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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