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 ‘엘클라시코’(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의 대결)가 있다면 한국 프로야구에는 ‘엘넥라시코’(LG와 넥센의 대결)가 있다.
명색이 라이벌전이지만 결과를 들여다보면 승리한 쪽은 거의 언제나 넥센이었다. 2008년 창단한 넥센은 2010년 한 해를 제외하곤 매년 상대 전적에서 앞섰다. 특히 2011∼2013년 3년간은 각각 12승 7패, 13승 6패, 11승 5패를 기록했다. 2010년에도 9승 10패로 호각세였다.
올해도 크게 다르지 않다. 11일 현재 넥센은 LG에 5승 1패로 앞서 있다. 승부가 한쪽으로 기울 만큼 전력 차가 큰 것은 아니다. 그런데 넥센 선수들은 “이상하리만치 LG랑만 붙으면 질 것 같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지난달 1일 땜질선발로 LG전에 등판한 넥센 송신영은 7이닝 2피안타 1실점의 깜짝 호투를 선보였다. 특히 3회 최경철에게 솔로 홈런을 맞은 뒤엔 5이닝 퍼펙트피칭을 했다. 송신영은 경기 후 “내가 봐도 미친 것처럼 잘 던졌다”고 말했다.
반대로 LG 선수들은 넥센만 만나면 뭐에 홀리기라도 한 것처럼 어이없는 범실을 저지르곤 한다. 지난달 2일 경기에선 김영관이 1회부터 실책을 저지르더니 이후에도 두 차례나 더 실책성 플레이를 했다. 지난달 19일 경기에서는 손주인이 런다운에 걸린 주자를 실책으로 살려준 끝에 10-12로 패했다. 4월까지 5할 승률을 유지했던 LG는 5월 1∼3일 넥센과의 잠실 3연전을 모두 내준 뒤 9위로 추락했고, 이후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그렇지만 LG와 NC의 대결인 ‘엘엔라시코’를 들여다보면 얘기가 완전히 달라진다. 9위 LG는 선두 팀 NC에는 올해 6승 1무 1패의 압도적인 우위를 보이고 있다.
이달 2∼3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3연전은 누구도 예상 못한 반전의 연속이었다. NC는 5월 한 달간 20승 1무 5패(승률 0.800)의 무서운 상승세를 탔던 반면 LG는 5월에 최악의 성적(8승 1무 18패)을 거뒀다. 그런데 LG는 3연전 내내 투타에서 NC를 압도하며 세 경기를 내리 이겼다. NC 관계자는 “쉽게 질 경기가 아니었는데 이상하게 경기가 꼬였다”고 말했다. LG전에서의 부진으로 3위까지 떨어졌던 NC는 최근 4연승을 거두며 10일 현재 다시 선두로 올라섰다.
그런 NC의 믿을 구석은 ‘LG의 천적’ 넥센이다. 올해 ‘엔넥라시코’(NC와 넥센의 대결)에서 NC는 4전 전승을 기록 중이다. 물고 물리는 세 팀의 대결은 앞으로 순위 싸움에도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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