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슈퍼전파자 접촉 명단 당국에 늦게 통보해 4일 뒷북격리
“외래환자-CCTV 전수조사해야”
삼성서울병원이 14일부터 24일까지 신규 외래 진료 및 입원, 응급 이외의 수술 등을 중단하기로 했다. 병원을 사실상 폐쇄해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확산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의도다. 슈퍼 전파자(14번 환자)가 응급실 외 지역을 오염시킨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당초 격리 대상에 없던 환자(137번, 138번 환자)까지 발생하면서 3차 확산 우려가 높기 때문이다. 국내 대형 종합병원이 이 같은 부분 폐쇄 조치를 단행한 것은 초유의 일이다.
이런 가운데 14번 환자와 접촉한 격리 대상자 중 500∼600명이 최소 5일가량 방치됐던 것으로 본보 취재 결과 드러났다. 보건 당국과 삼성서울병원의 정보 공유가 늦어져 지난달 30일 14번 환자가 확진 판정을 받고 5일이 지난 이달 4일에야 본격적인 격리 조치가 시작된 것이다.
14일 보건복지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달 30일 14번 환자 확진 후 삼성서울병원 측에 접촉자 명단을 요청했지만, 주소와 전화번호 등 격리자 접촉을 위한 정보가 모두 포함된 명단은 이달 3일에야 왔다”며 “4일 각 지방자치단체에 통보했고, 환자 데이터베이스(DB)에 입력했기 때문에 적극적인 격리는 다소 늦게 시작됐다”고 말했다. 14번 환자와 접촉한 의료진 218명은 병원 측이 즉시 격리했지만 환자 약 675명 중 상당수는 4일 이후에야 격리 대상자라는 사실을 통보받은 셈이다.
상황이 이러한데 병원 측은 7일 긴급 기자회견에서 “보건 당국과 협조하에 격리 조치가 잘 이뤄졌다”라고 밝힌 바 있다.
전문가들은 뒷북 격리가 바이러스 확산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고 보고 있다.
사태가 악화되면서 이제는 보건 당국과 병원의 조사에 모든 것을 맡겨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제3의 기관과 함께 지난달 27∼29일 외래 환자 및 폐쇄회로(CC)TV 등을 전수 조사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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