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삶의 모든 사물(things)을 인터넷으로 연결해 정보를 주고받는 사물인터넷(IoT·Internet of Things)
시대가 열렸다. 휴대전화, TV, 노트북부터 자동차, 보일러, 세탁기, 아파트 현관문까지 상상하는 모든 것이 연결되고 있다.
연결하지 못하는 것은 상상하지 못하는 것뿐이다. 관련 시장도 무궁무진하게 커지고 있다. 발 빠른 기업들은 이미 세계 시장을 무대로
IoT 주도권 경쟁에 나서고 있다. 글로벌 기업과의 합종연횡도 가속화하고 있다. IoT 시대를 대비하는 한국 기업들의 기민한
움직임을 살펴본다. 》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DC는 이달 초 전 세계 IoT 시장 규모가 지난해 6558억 달러(약 732조 원)에서 2020년 1조7000억 달러(약 1897조 원)로 급성장할 것이라는 보고서를 내놨다. 올해 세계 자동차 시장 규모가 1800조 원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불과 5년 뒤에 자동차 시장이 하나 더 형성되는 셈이다. 세계 자동차 시장이 지금 같은 규모로 성장하는 데 100년 이상 걸린 점과 비교하면 전광석화가 아닐 수 없다. 일각에서는 IoT 직접 시장 외에도 기기와 서비스로부터 창출되는 간접 시장까지 합하면 2020년에는 시장 규모가 7조 달러(약 7811조 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국 기업들도 글로벌 시장 선점을 위해 발 빠르게 나서고 있다.
IoT 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플랫폼이다. IoT 플랫폼이란 인터넷에 연결된 모든 기기를 하나의 시스템 안에서 통합 관리할 수 있는 운용체계다. 플랫폼이 없으면 IoT로 연결된 개별 기기만큼 각각 다른 앱을 스마트폰에 설치해야 한다. 그만큼 불편하고 기기 간 충돌도 일어날 수 있다. 앞으로 폭발적으로 IoT 기기가 늘어나는 점을 감안하면 이들을 한꺼번에 통합 관리할 수 있는 플랫폼 개발은 필수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제2회 IoT 월드에서 개방형 IoT 기기 개발 플랫폼 아틱(ARTIK)을 선보였다. 누구든 마음만 먹으면 아틱을 이용해 삼성전자와 연결되는 IoT 서비스나 앱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LG전자는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렸던 가전박람회 ‘CES 2015’에서 ‘웹OS 2.0’ ‘웰니스 플랫폼’ 등 LG만의 IoT 플랫폼을 소개했다. 웹OS 2.0은 스마트TV 전용 플랫폼이다. 웰니스 플랫폼은 LG전자의 웨어러블 기기 등과 가전제품을 연동해 신체건강부터 생활환경까지 관리할 수 있다.
자동차 산업에서도 IoT 플랫폼 경쟁이 예외는 아니다. 자동차는 이미 온갖 전자기기의 집합체가 됐다. 현대자동차는 운전자의 심장 박동 수가 정상이 아닐 경우 자동으로 속도를 줄여 갓길에 세우는 기술과 스마트폰에서 사용하는 각종 앱 등을 차량 화면을 통해 구현하는 기술 등을 만들기 위해 LG전자, 애플 등과 손잡고 있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사들도 가정에서 이용할 수 있는 홈 IoT를 중심으로 플랫폼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특히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이미 보일러, 제습기, 조명, 에어컨 등과 연동 가능한 제품을 내놓은 상태다.
해외 기업들도 마찬가지다. 애플은 이달 초 개발자 행사인 WWDC 2015에서 가정용 IoT 플랫폼인 홈킷(HomeKit)을 선보였다. 이에 앞서 구글도 IoT 플랫폼인 브릴로(Brillo)를 공개하기도 했다.
글로벌 기업들이 각자 IoT 플랫폼을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는 가운데 플랫폼을 국제 표준화하기 위한 합종연횡도 치열해지고 있다. 2012년 7월 설립돼 가장 많은 회원사를 거느린 원 M2M(Machine to Machine)은 가장 대표적인 표준화 기구다.
최근에는 IoT 플랫폼의 표준화를 목표로 만들어진 올신얼라이언스와 스레드그룹 간 경쟁이 가장 치열하다. 퀄컴 주도로 2013년 12월 만들어진 올신얼라이언스는 LG전자를 비롯해 샤프, MS, 소니 등 140여 개 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지난해 7월 구글 주도로 설립된 스레드그룹에는 삼성전자와 구글네스트랩스 등 50여 개 기업이 포함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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