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낙관’ 모두 빗나갔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6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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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당국 전망과 너무 다른 네가지
[1] 2m내 침방울 접촉 없어도 감염… [2] 최대잠복기 14일 넘어 16~18일
[3] 가능성 거의 없다던 4차감염 5명… [4] 건강한 사람도 급속악화돼 사망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란 감염병에 대해 몰라도 너무 몰랐다.’ 국내에서 최초 메르스 환자가 발생한 지 한 달(20일)을 앞두고 보건당국의 메르스에 대한 전망과 설명이 모두 빗나갔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그만큼 보건당국이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는 뜻이다.

당초 보건당국은 메르스가 치사율은 높지만 전염력이 떨어진다는 점을 강조하며 환자 수가 크게 늘어날 가능성은 낮다고 밝혔다. 또 비말(작은 침방울)을 통해 전파되기 때문에 환자와 2m 이상 되는 거리를 유지하면 큰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1차 진원지(경기 평택성모병원)와 2차 진원지(삼성서울병원)에서 감염된 사람들 중 많은 수는 메르스 환자와 ‘2m 이내 밀접 접촉’이 없었는데도 감염됐다.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연무질(에어로졸) 형태로도 감염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보건당국이 최대 14일이라고 예상했던 잠복기도 실제로는 더 길다는 지적이 많다. 메르스 확진자 150명 중 146번 환자와 149번 환자의 경우 16∼18일 만에 발병된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환자 수가 늘어나는 과정에서 발생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설명했던 4차 감염자도 15일 기준 5명이 확인됐다.

보건당국이 메르스와 관련된 두려움을 줄이는 차원에서 강조했던 ‘건강한 사람은 충분히 완치될 수 있다’는 주장도 최근 신뢰를 잃고 있다.

메르스로 인한 사망자 16명 중 2명이 특별한 기저질환이 없는 상태에서 갑작스럽게 상태가 악화되면서 사망했기 때문이다. 특히 현재 상태가 위중한 것으로 알려진 삼성서울병원 의사인 35번 환자와 평택경찰서 경찰관인 119번 환자의 경우엔 30대이며 평소 건강했기 때문에 더욱 메르스에 대한 공포감을 키우고 있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이우상 동아사이언스 기자·김수연 기자
#메르스#낙관#보건당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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