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 당국의 지시를 어기고 자택을 무단이탈한 메르스 자가 격리 대상자들이 잇따라 경찰에 고발됐다. 보건 당국이 메르스 확진자와 접촉한 사람들에게 자가 격리 조치를 취한 이래 자택 이탈로 고발된 것은 처음이다.
16일 경찰청에 따르면 서울과 대전지역에서 자가 격리 대상자의 자택 이탈 혐의(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와 관련한 3건의 고발장이 접수됐다. 피고발인은 모두 4명으로 서울 송파구(2명)와 강남구(1명), 대전 동구(1명)에 각각 거주하고 있다.
강남보건소는 자가 격리 기간에 자택을 이탈한 채모 씨(50·여)를 강남경찰서에 고발했다. 보건 당국에 따르면 채 씨는 76번 환자가 경유한 서울 강동구 강동경희대병원에서 진료받은 것으로 확인돼 이달 6일부터 자가 격리된 상태다. 그러나 채 씨는 강남구 삼성동 자택을 이탈해 14일 오후 1시경 연락이 끊겼다. 경찰의 위치 추적 결과 채 씨는 친정집이 있는 양천구 목동과 신정동 일대를 돌아다니고 있었다. 채 씨는 자신의 차량을 이용해 양천구까지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건소는 16일 채 씨의 신병을 확보해 자택에 재차 격리했다.
서울 송파구의 한 병원은 자가 격리 도중 자택을 나와 병원 진료를 받은 A 군과 어머니 B 씨(35·여)를 경찰에 고발했다. 보건 당국에 따르면 A 군은 76번 환자가 입원했던 건국대병원 응급실을 방문해 10일부터 격리됐다. 그러나 B 씨는 아들이 감기 증세를 보이자 13일과 15일 집 근처 소아과를 함께 찾았다. 환자가 자가 격리 대상자라는 사실을 파악한 병원 측이 보건소에 신고했다. 보건 당국에 따르면 B 씨는 당초 “건국대병원 응급실에 자녀와 함께 가지 않았다”고 말해 자가 격리 대상자에 포함되지 않았다. 그러나 A 군의 자택 이탈과 관련해 보건소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뒤늦게 “건국대병원에 동행했다”고 실토했다.
대전 동구의 자가 격리 대상자인 전모 씨(40)는 보건 당국의 경고에도 2, 3차례 자택을 이탈해 보건 당국에 의해 고발됐다. 경찰은 메르스 감염 여부 확인과 자가 격리 기간이 끝난 뒤 이들을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80조에 따르면 피고발인들은 3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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