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파장]검사때 소란 부리고 독단행동 40대, 지난 5~8일 관광지 돌아다녀
일행 묵은 신라호텔 영업 잠정중단
57명 자가격리… 道, 동선확보 비상
메르스 감염 141번 환자(42)가 확진 직전 가족 등과 함께 제주도에서 나흘간 머문 것으로 밝혀져 그동안 ‘메르스 청정지역’을 유지해 온 제주지역도 비상이 걸렸다. 제주도 메르스 관리대책본부는 141번 환자가 5일부터 8일까지 제주에 머물며 호텔, 관광지, 식당 등을 돌아다닌 것으로 확인됐다고 18일 밝혔다.
141번 환자는 서울로 돌아간 뒤 10일 오전 4시경 발열과 기침이 발생했다. 이어 12일 강남구보건소 검사 결과 양성으로 나왔고 이튿날 국립보건연구원에서 2차 검사 결과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환자는 제주 여행 이전부터 감기와 유사한 증상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141번 환자는 부인과 아들, 다른 가족 일행 등 11명과 함께 5일 대한항공 편으로 제주에 도착했다. 렌터카를 타고 서귀포시 중문관광단지 호텔신라제주에 도착한 일행은 호텔 앞 식당에서 식사했다. 6일에는 호텔 뷔페, 호텔 수영장 식당, 제주시 해안도로의 횟집에서 각각 식사했고, 7일에는 서귀포시 남원읍의 코코몽에코파크, 제주시 조천읍의 승마장 등을 방문했다. 이 환자는 몸 상태가 좋지 않아 렌터카에 머문 시간이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도 관리대책본부는 17일 오후 11시 30분경 이 같은 내용을 통보받고 호텔신라제주 등지에서 현장 조사를 벌였다. 폐쇄회로(CC)TV 등을 통해 확진 환자와 가까운 곳에 있었던 호텔 직원 등 35명을 자가 격리 조치했으며 64명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호텔신라는 이날 호텔신라제주의 영업을 잠정 중단했다. 호텔신라 측은 “현재 보건 당국의 역학조사가 진행되고 있다”며 “결과를 보고 감염 우려가 없는 것으로 밝혀지면 운영을 재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호텔신라 측은 현재 이 호텔에 묵고 있는 투숙객들에게 인근 호텔로 옮기도록 안내하거나 숙박비를 환불해 주고 있다. 수영장과 식당 등 부대시설 운영도 모두 중단된다.
대한항공도 141번 환자가 탑승한 김포∼제주 노선 항공기 승무원, 공항 직원 등 22명을 자가 격리했다. 제주행 항공기에는 317명, 김포행 항공기에는 212명의 승객이 각각 탑승했다.
제주도는 확진환자의 동선과 접촉자를 조사하고 있지만 일부 시간대의 동선은 확인하지 못했다. 배종면 제주도 메르스 민간역학조사지원단장은 “확진환자 가족과 통화한 결과 제주에서 여행할 당시 발열 등의 증상은 없었다. 잠복기에 고열, 기침 등의 증상이 없었다면 감염원은 아닌 것으로 판단하지만 선제적 조치로 밀접 접촉자에 대해 격리 조치를 권고했다”고 말했다.
메르스 중앙대책본부는 이 환자가 지난달 27일 부친이 삼성서울병원에서 외래 정기검진을 받을 때 동행했다가 감염됐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환자의 부인과 아들 등 밀접 접촉자에게서는 아직까지 발열 등 특이 증상은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환자는 12일 강남세브란스병원에서 메르스 검사를 받던 중 소란을 부리다 검사 결과가 나오기 전에 택시를 타고 돌아가 논란을 빚기도 했다.
한편 18일 오전 제주를 방문하던 관광객 A 씨(59·여)가 제주공항 도착 때 발열감지기에 고열 증상이 나타나 보건 당국이 메르스 감염 여부를 확인 중이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