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확산 사태는 언제쯤 ‘종결 선언’을 할 수 있을까.
19일 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가 발표한 일일 메르스 신규 환자 수가 1명을 기록하면서 메르스 사태의 종결 시점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14일부터 한 자릿수를 기록하던 일일 신규 환자 수가 1명까지 떨어지면서 ‘일일 신규 환자 0명’의 상황이 되는 날도 머지않았다는 낙관적인 전망이 힘을 얻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보건의료계에서는 빨라도 다음 달 말 정도에나 ‘메르스 사태 종결’을 선언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통상 감염병은 마지막 환자가 발생한 시점으로부터 최대 잠복기의 2배 정도 되는 시간 동안 추가 감염자가 나타나지 않아야 ‘사태 종결 선언’을 할 수 있다. 메르스의 경우 최대 잠복기가 14일이기 때문에 신규 환자 발생이 ‘0명’이 된 날로부터 28일 정도가 지나야 퇴치됐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현재 ‘잠재적 슈퍼 전파자’로 분류되고 있는 △삼성서울병원 응급 이송요원인 137번 환자(55) △대전 대청병원의 외주용역 전산업무 직원이었던 부산의 143번 환자(31) △대구 남구 공무원 154번 환자(52) △증세가 있는 상황에서도 제주도 여행을 다녀왔던 141번 환자(42) △강동경희대병원 투석실 입원자였던 165번 환자(79)로부터 감염됐을 사람들의 최대 잠복기는 이달 말에서 다음 달 초에 끝난다.
결국 다음 달에 메르스 사태가 마무리된다는 건 잠재적 슈퍼 전파자들로 인한 감염자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가정을 두고 하는 전망이다. 방지환 서울시 보라매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최대 잠복기를 지나서도 산발적인 감염자가 발생하고 이로 인해 종결 시점이 계속 늦춰지는 상황은 충분히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신규 환자 수가 계속 줄고 있어도 이를 ‘고비’ 내지 ‘큰 전환점’으로 보는 건 무리가 있다는 의견도 있다. 계속해서 관리 리스트에 없던 ‘숨겨진 환자’가 발생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잠재적 슈퍼 전파자를 중심으로 종결 시점을 분석하는 것 자체가 무리라는 것.
천병철 고려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환자 누락 현상이 완전히 해결되기 전에는 고비를 넘겼다는 이야기를 하기 힘들고, 종결 시점을 예측하는 것도 어렵다”고 말했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잠재적 슈퍼 전파자와 숨겨진 환자가 계속 나타나는 상황에서는 메르스 사태가 2, 3개월 정도 계속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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