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아파트 분양을 대행하는 과정에서 회삿돈 수십억 원을 빼돌린 혐의로 구속된 부동산업체 I사의 대표 김모 씨(44)가 현역 국회의원의 동생에게 거액을 건넨 정황을 검찰이 포착한 것으로 21일 확인됐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4부(부장 배종혁)는 김 씨의 자금 흐름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현역 의원의 동생 P 씨에게 2억5000만 원이 전달된 단서를 잡고 이 돈의 성격을 조사하고 있다. 검찰은 김 씨가 아파트를 차명으로 매입해 되팔아 생긴 차액으로 조성한 비자금 일부를 사업 이권 청탁과 함께 정·관계에 전달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P 씨에게 전달된 돈이 분양 대행 용역 등을 수주한 것에 따른 대가인지 조사하고 있다.
검찰은 특히 김 씨가 해당 의원과도 친분이 깊은 것으로 보고 P 씨에게 전달된 돈이 해당 의원과 직접적인 관계가 있는지 규명하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김 씨가 2008년 I사를 설립한 뒤 최근까지 분양 투자대행 계약 40여 건을 수주하면서 수년 새 연매출 100억 원대로 급성장한 배경에 정치권과의 친분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게 검찰의 시각이다.
이에 대해 P 씨 주변 인사는 “P 씨가 김 씨에게 담보를 제공하고 정당하게 빌린 돈인 것으로 안다”며 대가성을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앞서 검찰은 김 씨를 회삿돈 45억여 원을 빼돌리고 수도권의 아파트 여러 채를 차명 보유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부동산실명법 위반)로 20일 구속했다. 검찰은 P 씨 측과 또 다른 유착 의혹이 제기된 건설폐기물 처리업체 H사 대표 유모 씨도 곧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