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당내 반발에도 불구하고 ‘최재성 사무총장 카드’를 밀어붙이려는 이유를 한 당직자는 이같이 설명했다. 내년 총선에 ‘당 대표-김상곤 혁신위원장-최재성 사무총장’의 3대 축이 불출마하는 혁신의 청사진을 보여주고 싶다는 것이다. 최 의원은 2012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문재인-안철수 후보 단일화를 촉구하며 스스로 특권을 내려놓는 차원에서 2016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문 대표의 한 측근은 22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문 대표는 김 위원장과 함께 총선 불출마 등 헌신할 사람을 찾고 있다”며 “이 때문에 최 의원이 사무총장 1순위가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노(비노무현)인 이종걸 원내대표는 21일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차라리 문 대표의 비선 핵심인 노영민 의원에게 사무총장을 맡기라”라고 압박했다. 노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해 혁신에 나서고 총선 결과까지 책임지라는 일부 비노 진영의 목소리를 전한 것이다. 하지만 문 대표의 한 측근은 “노 의원은 문 대표가 원하는 사무총장의 요건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문 대표는 22일 이 원내대표의 요청에 따라 일단 당직 인선 발표를 미뤘지만 23일에는 결론을 내기로 했다. 최 의원을 두고 친노(친노무현)-비노 갈등이 심한 데다 당내에서 의원 개개인에 따라 호불호가 엇갈려 ‘최재성 카드’가 무사통과될지는 미지수다. 이날 한때 이 원내대표 측이 최 의원의 대안으로 제시했던 우윤근 사무총장 카드가 급부상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문 대표가 최재성 카드를 밀어붙일 경우 당내 파열음은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비노 진영은 범(汎)친노에 속하는 최 의원이 친노와 함께 대대적인 물갈이에 나설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최 의원은 최근 한 언론 인터뷰에서 “사무총장과 불출마를 맞바꿀 문제가 아니다”라며 여운을 남겼다. 불출마 선언이 총장직의 전제조건이 아닐 수 있다는 얘기로 들렸다. 그럼에도 문 대표 측은 “모든 것을 내려놓겠다는 최 의원 말은 불출마를 의미하는 것”이라며 “최 의원이 정치인으로서 한 약속을 깰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동아일보는 최 의원에게 수차례 전화를 걸었으나 연결되지 않았다.
한편 새정치연합 혁신위원회가 22일 광주에서 진행한 광역의원 워크숍에선 당에 대한 신랄한 비판이 쏟아졌다.
광주시당 대변인인 김보현 시의원은 “새누리당 중진들의 불출마 선언 등 자기희생에 비춰 봤을 때 새정치연합의 중진과 현역 의원들은 그런 감동이 없다”며 “친노, 비노 모두 지나치게 기득권을 고수하고 있어 혁신위가 당의 이런 분위기부터 혁신해 주기 바란다”고 질타했다. “혁신위가 제대로 개혁을 할지에 대한 회의감이 있다”는 지적이 쏟아지자 김 위원장은 “(혁신위가) 친노·운동권이라는 공격 자체가 부당하다. 친노와 호남의 갈등관계를 만들어내려는 구도가 만들어낸 개념”이라고 반박했다. 이날 광주시민 100명과의 원탁 토론을 마친 혁신위는 23일 ‘당내 기득권 타파’와 관련한 첫 번째 혁신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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