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교 50주년 축사 속 주요단어 ‘워드클라우드’ 분석해보니
전문가들 “과거사 문제 인식차이 여전”
‘새로운 미래에는 공감. 하지만 갈등의 불씨는 여전.’
이는 22일 한일 양국에서 동시에 열린 한일 국교정상화 50주년 기념행사에서 발표된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축사에 대한 전문가들의 반응을 한마디로 정리한 것이다. 동아일보는 두 정상의 축사를 각각 ‘워드클라우드(Word-cloud·등장 빈도가 높은 단어를 크게 보여주는 인포그래픽)’ 방식을 통해 분석하고, 축사에 등장한 주요 단어의 의미를 전문가들에게 물어봤다.
박 대통령과 아베 총리의 축사를 정리한 2개의 워드클라우드 그래픽에서는 ‘새로운’과 ‘미래’라는 두 단어가 공통적으로 두드러졌다. ‘상생(박 대통령)’, ‘협력(아베 총리)’ 등 양국이 관계 개선에 함께 노력해야 한다는 뉘앙스를 가진 단어의 빈도도 높았다. 하지만 여전히 갈등의 불씨가 보인다는 전문가들도 많았다. 실제 이날 박 대통령은 축사에서 과거사 문제를 ‘가장 큰 장애요소’이자 ‘무거운 짐’이라고 표현했다. 또 ‘화해’라는 단어를 3번이나 언급하며 과거사 문제를 계속해서 지적했다. 김상준 연세대 교수(정치외교학과)는 “(박 대통령의 축사는) 미래를 열자는 것에는 동의하지만 과거사 문제 해결이 전제가 되어야 한다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반면 아베 총리는 ‘발전’이란 단어를 6번 언급하며 ‘미래 지향적’ 태도를 고수했다. 또 위안부, 강제징용 등 일제강점기의 어두운 역사적 사실 대신 조선통신사 이야기를 깨내며 양국의 우호적 역사를 강조했다. 이에 대해 손열 연세대 국제학대학원장은 “일본은 ‘미래’라는 단어의 의미를 ‘과거사는 묻어 놓고 가자’는 의미로 이해하고 있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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