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인사이드]‘내 뜻대로’ 문재인… 친노 “비노 반발해도 탈당은 못해”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6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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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잇단 강공 드라이브 왜?

“2월 대표에 취임한 뒤 한 번도 자신의 뜻을 접은 적이 없다. (반대파의) 반발에 개의치 않고 ‘마이 웨이’ 하며 총선까지 치르겠다는 강력한 의지 아니겠느냐.”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범친노(친노무현)계인 최재성 의원의 사무총장 임명을 강행하자 한 당직자는 이렇게 평가했다. 문 대표는 24일 최 의원 임명에 대한 비노(비노무현) 진영 반발에 대해 “다 잘될 것”이라고 말했다. 당분간 정면 돌파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다. 비노 진영의 반발을 ‘찻잔 속의 태풍’으로 보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 ‘마이 웨이’ 선언한 친노

문 대표는 2·8전당대회 직후 첫 당직 인선에서 비노 진영이 반대했던 친노의 김경협 의원을 수석사무부총장으로 임명했다. 4·29 재·보궐선거에서 참패한 뒤 ‘문 대표 책임론’이 불거졌지만 문 대표는 오히려 ‘혁신위원회 출범’으로 사퇴론을 잠재웠다. 정작 친노 진영은 크게 개의치 않겠다는 태도다.

문 대표의 한 측근은 “이런 상태로 당장 총선을 치른다면 100석도 얻기 어렵다”며 “결국 강한 혁신과 인적 쇄신이 총선 승리로 가는 유일한 길”이라고 말했다. 친노가 중심이 돼 강력한 개혁 드라이브를 걸어야 한다는 것이다.

문 대표 주변에선 “공천의 실무 작업을 지휘할 사무총장만은 비노 진영에 밀리면 안 된다”는 기류가 강했다. 선거를 지휘할 핵심 당직인 사무총장직을 계파 싸움의 희생양으로 삼을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혁신 드라이브를 통해 친노와 비노의 계파 구도를 ‘혁신 대 반혁신’ 구도로 반전시키면 승산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특히 최재성 신임 사무총장은 2010년 지방선거 당시 시민배심원제를 도입해 승리로 이끌었고, 문 대표 취임 이후 ‘네트워크정당 추진단장’을 맡았다. 총선 실무의 적임자라는 얘기다.

○ ‘뾰족한 수’ 없는 비노


문 대표의 강공이 이어지자 비노 진영에선 호남권을 중심으로 신당을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호남 중진인 박지원 의원은 신당 추진 세력이 4개 정도라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친노 인사들은 “창당이 생각처럼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별도로 당을 만들기 위한 자금과 인력 조달이 어렵기 때문이다. 국민적으로 공감할 만한 비전과 인물을 제시하지 못한 채 단순히 ‘문재인, 친노 반대’의 지역정당을 만들면 성공할 수 없다는 우려도 있다. 정치권에선 “역대로 당을 만들 사람은 ‘3김(金)’ 정도만이 가능하다”는 속설이 있다. 또 비노 진영을 대표해온 김한길 의원이 검찰 소환을 앞두고 있다는 점도 비노의 ‘전투력’ 약화 이유로 꼽힌다. 당 관계자는 “김 전 대표가 예전처럼 친노 진영에 날을 세우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10월 재·보선을 제외하면 내년 총선까지 친노와 비노가 힘겨루기를 할 계기도 없다. 비노의 한 중진 의원은 “문 대표에 대한 불만은 많지만 이를 행동으로 옮길 만한 상황이 아니다”라며 “당분간 지켜보는 것 외에는 별다른 방도가 없다”고 토로했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문재인#친노#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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