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연구원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4%에서 2.7%로 낮췄다. 올해 3월 내놓은 전망치를 3개월 만에 하향 조정했다. 이 연구원은 메르스 사태가 7월 말까지 지속될 경우 성장률이 2.0%까지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최근 “3%대 경제성장률을 지키겠다”고 다짐한 것이 무색하다. 한국 경제에 먹구름이 잔뜩 낀 것은 수출 부진과 내수 침체가 겹쳤기 때문이다. 여기에 메르스 충격까지 더해지면서 소비 심리는 꽁꽁 얼어붙었다.
동아일보는 전국경제인연합회 대한상공회의소 한국무역협회 중소기업중앙회 한국경영자총협회 등 경제 5단체와 공동으로 ‘우리 집부터 경제 살리기’ 캠페인을 시작했다. 해외보다는 국내에서 휴가를 보내는 등 내수 진작을 통해 한국 경제를 살리자는 취지다. 첫 단계로 여름철을 맞아 ‘휴가는 국내로 간다’ ‘전통시장에 꼭 들른다’ 등의 행동요령을 제시했다. 이 캠페인에 동참한 강신명 경찰청장은 “어려운 경제상황을 감안해 직원들에게 국내 휴가를 장려하라”고 지시했다. 현대자동차와 GS칼텍스 등 기업도 직원들의 국내 여행을 독려하고 나섰다. 전국은행연합회장 등 금융권에서도 참여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해외여행을 떠나는 한국인 관광객의 10%를 국내 여행으로 전환할 경우 연간 4조2432억 원의 내수 창출 효과에 5만4670명의 일자리 창출 효과가 있다고 분석한다. 한국 관광산업의 국내총생산(GDP) 기여도는 5.6%로 전 세계 평균(9.7%)보다 훨씬 낮다. 아시아에서 최하위권이다. 관광산업 활성화가 경제성장에 기여할 수 있는 잠재력이 그만큼 크다는 의미다.
메르스 사태 이후 외국인 관광객의 방문 취소가 잇따르면서 관광업계는 직격탄을 맞았다. 주중 한국대사관에 따르면 메르스 사태 이후 한국을 찾는 중국인의 비자 발급 건수는 이전보다 최대 5분의 1까지 줄었다고 한다. 사태가 진정된다고 해도 외국인 관광객들이 과거 수준으로 회복되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이다. 가뜩이나 국내 여행객 증가율이 둔화되는 상황에 엎친 데 덮친 격이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국내 여행객 증가율은 2011년 13.2%에서 2014년 0.6%로 감소했다.
경제를 정상궤도에 올리기 위해서는 소비심리가 중요하다. 국민들이 일상으로 돌아가는 일이 절실하다. 외환위기 때 온 국민이 금 모으기에 나섰듯이 국내 여행을 장려해 경제를 살리고 국민 전체가 하나가 되는 공동체 의식을 다질 필요가 있다. 내 나라에서 보내는 여름휴가가 첫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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