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위기로 대혼란에 빠진 그리스에서 국민투표 용지가 논란의 대상으로 새롭게 떠올랐다. 그리스 정부가 5일 실시할 국민투표의 투표용지를 6월 29일 공개했는데 찬성과 반대를 찍는 칸이 상식과는 반대로 배열돼 있기 때문이다.
유럽연합(EU)이 요구한 추가긴축안에 대한 의견을 묻는 투표용지에는 ‘오히(OXI·아니다의 그리스어)’를 선택하는 칸이 위에 있고 ‘네(NAI·그렇다)’는 아래쪽에 있다. 양식으로만 보면 ‘찬반’ 투표가 아닌 ‘반찬’ 투표인 셈이다.
그리스에선 정부가 EU의 추가긴축안에 대한 유권자의 반대를 유도하기 위해 투표용지를 조작했다는 논란이 커지고 있다.
투표용지에 인쇄된 문구도 난해하다. 용지에는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유럽중앙은행(ECB), 국제통화기금(IMF)이 2015년 6월 25일 (추가긴축) 협상안을 제안했으며, 이 제안은 두 개 부분으로 구성돼 있고, 첫 번째 문서는 ‘현재 프로그램과 그 이후의 완결을 위한 개혁’이며 두 번째 문서는 ‘예비부채지속성 분석’인데, 이를 받아들여야 할까”라고 나와 있다. BBC방송은 “일반인들이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차라리 ‘유로존에 남을 것인가, 말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는 것이 이번 사태의 본질을 더 잘 나타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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