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 경영의 지혜]이성보다 감성이 지배하는 증시… 건강성 회복하려면?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7월 2일 03시 00분


최근 코스닥 시장의 바이오 관련 주식들로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다. 몇몇 종목은 올해에만 수백 %의 수익률을 올린 상태이며 시가총액은 수천억 원에서 수조 원대에 이른다. 기업 고유의 펀더멘털(fundamental·매출성장률, 재무건전성 등)이나 거시경제 펀더멘털(경제성장률, 물가상승률 등)만 가지고는 이런 과열 상승을 설명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등장한 개념이 센티먼트(sentiment)다. 펀더멘털 접근법이 이성적인 분석과 판단에 의한 결정이라면 센티먼트 접근법은 시장의 흐름 안에 섞여 있는 투자자들의 직관 및 감정적 분위기에 주목한다.

이와 관련해 스위스 UBS의 이사 마티아스 울은 다우존스지수로 대표되는 미국 주식시장이 센티먼트와 펀더멘털 변화에 어떻게 반응하는가를 관찰했다. 우선, 센티먼트가 주식시장에 끼치는 영향력을 측정하기 위해 총 360만 개(최근 8년 치)의 로이터 뉴스 기사를 분석해 부정적 기사와 긍정적 기사 두 가지로 구분했다. 또한, 펀더멘털의 영향력을 측정하기 위해서는 미국 시장조사기관인 콘퍼런스보드에서 발표하는 경기선행지수(LEI)를 사용했다.

분석 결과, 미국 주식시장은 센티먼트를 자극하는 뉴스 기사에 과도하게 반응하며 그 기간이 오래 지속됐다. 즉, 부정적 센티먼트를 자극하는 기사가 나오면 1∼2개월에 걸쳐 과도하게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고, 긍정적 뉴스에도 비슷한 기간 높은 상승 패턴을 이어 갔다. 이처럼 과도한 반응이 2개월여에 걸쳐 지속되는 현상이 조정 기간을 거쳐 정상 수준으로 돌아오는 데에는 또다시 수개월이 걸렸다.

이처럼 주식시장에서 센티먼트의 영향력은 오래 지속되고 그 파급력 또한 큰 듯하다. 그렇다면 주식시장은 감성이 이성을 지배하는 곳일까? 초과 수익보다는 위험과 성장이 반영된 정상 수익을 제공하는 시장이 건강한 시장이다. 주식시장의 저변에 흐르는 감성을 이성으로 통제하려는 의도적 노력이 있을 때 ‘합리적 주식시장’이라는 이상(理想)이 실현될 수 있다.

곽승욱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
#이성#감성#증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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