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에 자리 주려 연수 자원했다가…”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7월 2일 03시 00분


[中서 한국공무원 탄 버스 추락]
비보 접한 지자체-유족 충격

퇴근 무렵 전해진 동료의 비보를 접한 각 지방자치단체는 충격에 빠졌다.

경북도 농촌개발과는 이날 오후 정광용 사무관(51)의 사망 소식을 접하고 퇴근했던 직원까지 모두 사무실에 다시 나왔다. 한 직원은 “마음이 너무 아프다. 올해 2월 (교육가기 전) 송별식을 했던 것이 생생한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정 사무관은 2010년 11월 사무관 승진 이후 도로 정비 등 농촌 기반 사업을 일일이 챙겼고 직원 화합도 잘 이끌었던 간부였다는 게 동료들의 전언이다. 정 사무관에게는 부인(48)과 아들 2명이 있다. 가족들은 소식을 전하러 온 공무원 앞에서 할 말을 잃고 망연자실해했다. 한 공무원은 “가족들이 할 말을 잃고 뉴스만 쳐다보고 있다. 정말 안타깝다”고 말했다.

김철균 광주시 사무관(55)은 당초 이번 연수에 참가하지 않을 수 있었지만 후배들에게 자리를 양보하기 위해 연수를 자원한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동료 홍복기 광주시 종합건설본부 건축설비부장(58)은 “고인은 후배들에게 보직을 하나라도 더 주기 위해 연수를 자원하겠다는 말을 자주 했다”며 “고인은 기계 직종 공무원들 사이에서 신망이 두터웠다”고 말했다. 김 사무관의 가족들은 공무원들의 설명과 언론보도에도 불구하고 “사실이 아닐 것”이라며 가장의 죽음을 믿지 못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부산시도 훌륭한 직원을 잃어 비통한 모습이다. 이날 숨진 것으로 알려진 김태홍 사무관(55)은 1989년 9급으로 부산시에서 공무원 생활을 시작했다. 공직 생활 25년 만인 지난해 7월 사무관으로 승진한 그는 한눈팔지 않고 맡은 일을 끝까지 책임지고 마무리하는 모범 공무원으로 알려졌다. 유효종 인사담당관은 “동료들로부터는 신망을, 아랫사람으로부터는 존경을 받은 중간 간부였다”며 “한마디로 모범 공무원의 표상이었다”고 말했다. 김 사무관은 부인(48)과 두 딸을 두고 있다.

사고로 숨진 조중대 서울 성동구 사무관(51)은 1988년 성동구에서 9급으로 공직을 시작했다. 30년 가까이 근무하면서 동료와 유대가 돈독하고 따르는 후배도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2013년 사무관에 승진했고 문화체육과장과 건설관리과장을 역임하다 2월 교육에 들어갔다. 가족은 부인과 딸(25), 아들(20)이 있다.

대구=장영훈 jang@donga.com / 부산=조용휘 기자
#연수#공무원#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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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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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07-02 16:38:53

    국민 세금으로 본인 직무와 관계없는 해외연수를 공무원들은 끼워 맞추듯이 당연히 가는걸로 생각 하는구나.. 지돈으로 가면 공무원 품위가 떨어지나.. 고구려 역사 탐방 개가 다 웃는다.. 학교에서 역사 가르치나,,.,

  • 2015-07-02 20:24:42

    지금 공무원이 누리는 만큼 국가와민족을 생각하는 공무원을 보았느냐? 옛날에는 박봉으로도 국가와민족을 위해서 일하고 헌신적으로 노력했다. 지금은 그런 놈이 어디 눈딲고 봐도 없다.돈이나 밝히고 아래 위 눈치만 보고 돈을 빼먹는데는 귀신같이 빼먹는다.그리고 시,구의원이어디

  • 2015-07-02 20:16:44

    우리국민들은 공무원은 다 죽어도 아깝지 않다,이번에 공무원들 하는 행동을 보았지? 그리고 공무원이 능동적으로 일하는 놈을 보았나? 전부 소극적이고,국민의 세금으로 먹고 살면서 국민을 알기를 사람으로 보더냐?연금개혁하지니까 무슨 짓을 하는지 보았잖아!한국종자가 어떻하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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