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에서는 ‘니까짓 게 뭘 이런 걸 하냐’는 식으로 아무 협조도 안 했다. 이렇게 인재를 몰라본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사진)가 1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하던 도중 불쑥 꺼낸 말이다. 유승민 원내대표 거취 논란에 대해 얘기를 하다가 지난달 30일 제9대 국제해사기구(IMO) 사무총장으로 임기택 부산항만공사 사장(59)이 당선된 사실을 언급하며 주무 부처인 해양수산부를 질타한 것이다.
김 대표는 “내가 모처에 특별히 부탁했다. ‘국가적으로 지원 안 하면 안 되는 겁니다’라고…. 그때부터 협조와 지원이 돼 이런 일이 나온 것”이라며 “해수부 일각에서 서로 경쟁심리가 발동했는지 모르지만 협조가 안 됐다”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전날 임 총장이 선출된 직후 브리핑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남미 순방 등 정상외교 기회를 활용해 우리나라 후보자의 지지 요청 등 적극적인 교섭활동을 하면서 초기 단계에 중립적인 국가들의 서면 지지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임 사장의 IMO 사무총장 당선을 위해 대통령까지 뛰었다는 사실을 강조한 것이다.
김 대표의 발언은 정부 부처 중 해수부가 임 사무총장 선출에 제대로 역할을 못 했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정치권에선 사실상 유기준 해수부 장관을 겨냥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유 의원은 친박(친박근혜)계 3선으로 김 대표와 불편한 사이로 알려져 있다.
해수부는 즉각 김 대표의 발언을 반박하는 보도자료를 냈다. 해수부는 “전 외통위원장인 유기준 장관의 조율에 따라 외교부와 원만히 협조하여 외국과 지지 교섭 및 지원활동 전개에 최선을 다했다”고 해명했다. 보도자료에는 장차관의 구체적인 교섭활동 내용까지 담았다.
이와 관련해 김 대표 측은 “(아무 협조도 안 했다고) 지적한 시점은 유 장관이 취임하기 이전”이라고 해명했다. 정성일 부대변인도 “사무총장 선정이 2013년인가 2014년에 시작된 걸로 아는데, 그 초기의 일을 말한 것”이라며 “유 장관과는 전혀 무관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임 신임 사무총장은 올해 11월 말 IMO 총회의 승인을 받은 뒤 내년 1월에 취임한다. 임기는 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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