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사기 죽은 나라는 융성 못해”
9월 5일 관내 18개 시군 참가… 국민우려 지적에 “그건 잘못된 정서”
홍준표 경남지사(사진)가 ‘공무원 골프대회’를 연다. 정부나 공공기관이 시국이나 상황에 따라 골프를 금지한 적은 있지만 지방자치단체가 공무원만 참가하는 골프대회를 여는 것은 처음이다.
홍 지사는 1일 기자간담회에서 “공무원 사기를 높이기 위해 전국 최초로 경남지역 18개 시군 공무원이 참가하는 골프대회를 열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관(官)피아 논란과 공무원연금 개혁 등으로 공무원 사기가 많이 떨어졌다. 공무원 사기가 죽은 나라는 융성하기 어렵다”고 개최 배경을 설명했다.
이미 대회 일정도 확정됐다. 토요일인 9월 5일 오전 11시부터 경남 창녕군의 힐마루골프장(36홀)에서 열린다. 대회 이름은 ‘2015 제1회 경남도지사배 골프대회’. 경남도와 시군 등에서 36개팀(5개팀은 번외경기) 144명이 출전할 예정이다. 홍 지사도 경남도의원 등과 함께 번외경기에 참가한다.
경기는 36홀마다 한 팀씩 들어가 동시 티오프(경기 시작)를 하는 ‘샷건’ 방식으로 진행된다. 우승팀에 300만 원, 준우승 200만 원, 3위 100만 원을 시상한다. 상금 600만 원은 경남도 예산으로 충당한다. 최저 타수 등 개인상 3명에게는 상패와 부상을 준다. 다만 비용은 참가자 부담이다. 힐마루의 주말 오전 11시대 비회원 그린피는 20만5000원이다. 카트 사용료(8만 원)와 캐디피(10만 원)는 별도다.
홍 지사는 과거에도 몇 차례 “접대 골프나 업자와의 골프 외에는 문제 삼지 않겠다”고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홍 지사도 주말에 골프장을 자주 찾는 편이다. 올 3월에는 미국 출장 중 금요일에 부인 등과 골프를 친 사실이 드러나 “사려 깊지 못했다”며 유감을 나타낸 바 있다. 하지만 이날 취재진이 ‘국민 정서’를 거론하자 그는 “잘못된 정서이므로 고려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 역시 논란이 클 것으로 보인다. 9월이면 남부지방에 태풍이 올라와 수해 대비 등으로 바쁜 시기다. 남해안 적조 역시 이 무렵 심해진다. 가을 수확 준비도 해야 한다. 김경수 새정치민주연합 경남도당위원장은 “지금은 공무원들이 가뭄과 메르스 극복에 행정력을 집중해 국민 불안을 해소해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반면 이병희 경남도의회 부의장(새누리당)은 “공무원 사기 진작을 위한 운동이라면 좋은 것이다. 주말에다 비용도 참가자 부담이라면 더더욱 그렇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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