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택 국제해사기구(IMO) 사무총장 당선자는 2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자신을 ‘세계 해양 대통령’으로 이끌어준 한국에 대한 자부심을 강조했다. 임 당선자는 “중남미 순방으로 중남미 표를 결집시킨 박근혜 대통령을 비롯해 관련 부처들이 적극적으로 활동했고 선주협회 등 민간단체에서도 도움을 받았다”며 “온 국민이 도움을 준 덕분에 중책을 맡게 됐다”고 말했다.
해양대학 항해과를 졸업하고 해군 장교를 거쳐 민간 선박을 운항한 한 마도로스 출신인 임 당선자는 내년 1월 취임해 4년 동안 직책을 수행한다. 그가 진두지휘할 IMO는 국제 해양업계에 막대한 영향력을 지니고 있다. 해운·조선에 관련된 안전, 해상보안, 교통 등의 국제 규범을 만드는 유엔 전문기구이기 때문이다.
해운업계는 임 사무총장의 당선으로 해양 분야에서 우리나라의 국익을 최대화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2004년 IMO가 선박의 평형수 처리설비를 강제화하도록 규정을 바꾼 뒤 우리나라 업체들이 발 빠르게 대처해 지난해 해당분야 세계 발주물량의 55%를 한국 업체가 수주했다. 한국해양대학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1981년부터 2013년까지 33년 동안 IMO가 내놓은 국제 규범 변화가 우리 경제에 미친 긍정적 효과는 약 153조 원이다.
이날 임 당선자는 “한국이 가진 기술과 노하우를 표준화 시킨 뒤 IMO를 통해 다른 나라에서 채용할 수 있도록 해 한국과 세계 해양 산업이 ‘윈윈(Win-Win)’ 하도록 만들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회원국인 북한이 IMO 활동을 열심히 하려고 노력하고 있기 때문에 필요하다면 북한과 해사협력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임 당선자가 내년부터 업무를 맡으면 2003~2006년 활동한 고 이종욱 국제보건기구(WHO) 사무총장, 반 유엔 사무총장에 이어 국제기구 수장으로 활동하는 세 번째 한국인이 된다. 기자회견장에 함께 자리한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반 총장 당선 때 ‘반기문 효과’라는 말이 생겼는데 이제 ‘임기택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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