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살리기, 추경 포함 22조 편성]
2015년말 국가채무 579조 예상… 균형재정 달성 갈수록 힘들어져
정부가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기로 하면서 재정건전성의 일시적 악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3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이번 추경에 투입되는 11조8000억 원 중 9조6000억 원을 국채를 발행해 조달하고, 나머지 2조2000억 원은 한국은행 잉여금(7000억 원)과 각종 기금 자금(1조5000억 원)을 활용하기로 했다. 결국 전체 추경예산의 81%를 나라의 빚으로 충당하는 셈이다.
이에 따라 정부의 살림살이는 더 팍팍해졌다. 나라 가계부 사정을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 적자 규모는 올해 당초 33조4000억 원으로 예상됐지만 추경으로 인해 13조4000억 원 증가한 46조8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43조2000억 원)보다 많은 사상 최대 규모다. 올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적자비율도 추경 편성 이전(2.1%)보다 0.9%포인트 상승한 3.0%까지 오르게 된다. 이 비율이 3%대에 진입하는 건 2009년 이후 처음이다. 올해 말 국가채무 규모 역시 당초 예상인 569조9000억 원에서 9조6000억 원 늘어난 579조5000억 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재정건전성이 다소 악화되더라도 당장은 경기 회복에 힘을 쏟아야 한다고 판단했다. 방문규 기재부 2차관은 “2009년 수준은 아니지만 지금의 소비 침체와 내수 부진이 계속 이어지면 우리 경제의 체질이 극도로 악화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메르스 사태와 가뭄의 여파로 경기 침체가 심화되는 것을 막는 게 급선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이번 추경 편성으로 그동안 정부가 외쳐온 ‘균형재정’ 달성 일정은 다시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 균형재정이란 정부의 수입과 지출이 일치하는 상태로 GDP 대비 관리재정수지를 제로(0)에 가깝게 만드는 것이다. 정부가 지난해 발표한 연간 적자비율 목표치는 △2015년 2.1% △2016년 1.8% △2017년 1.3% △2018년 1.0%로, 올해 재정적자 비율이 이미 3.0%를 넘어설 것을 감안하면 달성하기 어려워졌다. 지난해 목표치도 현 정부 출범 이후 한 차례 수정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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