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지방자치 20년/광역단체장 3대공약 평가]영남권
부산 산업벨트 구축 초기단계… 대구 1분기에 年일자리 28% 창출
울산 문화체육 인프라 예산 미비 ‘안전한 경남’ 계획대로 이행
‘투자유치 30조 원, 수출 700억 달러(약 78조 원), 좋은 일자리 10만 개.’
영남권에서는 이 같은 김관용 경북도지사의 공약을 포함해 ‘좋은 일자리 20만 개 창출’(부산) ‘3·3·5·5 일자리 정책’(대구) 등 일자리 창출 관련 공약이 많았다.
경실련 평가단은 “김관용 지사의 노력은 매우 전방위적이며 다각도로 추진되고 있다”며 “세부 사업도 투자 유치와 수출 증대를 통한 구체적인 일자리 창출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고 긍정 평가했다. 최근 1년간 투자유치 목표액 6조1000억 원 중 투자유치 실적이 5조2502억 원으로 86%의 높은 달성률을 보인 덕분이다. 권영진 대구시장의 ‘3·3·5·5(대기업·글로벌 기업 3개 유치, 300개 중기업과 50개 중견기업 육성, 50만 개 일자리 창출)’ 공약도 올해 1분기에 연간 일자리 목표(2만6000개)의 28.5%를 달성해 좋은 평가를 받았다.
서병수 부산시장은 차세대 전력반도체 기술개발사업 유치 추진, 방사선 의·과학 산업벨트 등 다양한 일자리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구체적인 일자리 창출 수치는 제시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평가단은 “대부분 사업이 ‘위원회 구성’, ‘준비 작업을 위한 시행단계’ 등에 머물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서 시장이 내건 가덕도 신공항 유치 공약 역시 “사전 타당성 검토 용역 등 단계별로 추진되고는 있으나 시의 의지만으로 실행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전망했다.
김기현 울산시장은 △맘껏 기업 하고 노동자와 서민이 따뜻한 울산 △안전도시 으뜸 울산 △가족친화적인 문화체육 인프라 등을 3대 공약으로 내걸었다. 평가단은 “3대 공약사업이 대부분 정상적으로 추진되고 있다”며 “그러나 각 공약이 목표로 하는 궁극적 성과를 어떻게 달성할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홍준표 경남도지사는 ‘안전한 경남’ 관련 세부 사업에 대해선 “예산 집행 등 연차별 계획대로 이행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경실련 관계자는 “홍 지사가 ‘성완종 리스트’ 관련 검찰 수사를 받아 장기 공약이 표류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 호남-제주권 ▼
전남 ‘100원 택시’ 긍정평가… 전북, 토털관광 실체 불분명 제주, 풍력산업 일정 구체적
“일자리 창출을 위한 구체적인 발전 모델을 벤치마킹하고 있고 방향성이 분명하다.”
윤장현 광주시장이 지난해 지방선거 때 제시한 ‘사회협약을 통한 좋은 일자리 1만 개 창출’ 공약에 대한 당시 동아일보 매니페스토 평가단의 분석이다. 경실련 평가단도 이 공약에 대해 “세부 사업에 대한 연도별 목표치와 예산 배분이 이뤄져 있고 사업 결과도 목표치를 초과 달성하는 등 정상 추진 중”이라고 긍정 평가했다. 윤 시장의 △공동체 마을주택 프로젝트 △노인 일자리 1만 개 창출 등 다른 핵심 공약들도 정상적으로 추진되고 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줬다. 다만 ‘공동체 마을주택 프로젝트’의 경우 사업 추진을 위한 재원 마련이 쉽지 않고, 공공주택 사업자인 도시공사 역시 재정 구조가 취약해서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이낙연 전남도지사는 △‘100원 택시’ 운행 △공공형 산후조리원 설립 △해상 풍력발전의 메카를 3대 공약으로 제시했다. 버스 노선이 없는 마을 316곳에 교통복지 차원에서 마련된 ‘100원 택시’는 교통 취약지구에 사는 도민들의 이동권을 보장하는 공약으로 긍정 평가됐다. 다만 현재 이용률이 마을당 하루 평균 3명 수준으로 낮아서 경제성을 창출할 수 있는 대안 모색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송하진 전북도지사가 제시한 3대 공약은 △농업농촌 삼락농정 △토털관광 시스템 구축 △탄소산업 육성이다. 평가단은 “각 공약의 추진 일정 및 소요 예산과 진행 과정 등이 명료하게 제시되고 정상 운영되고 있다”며 긍정 평가했다. 다만 토털관광 시스템 구축의 세부사업인 전북 관광 패스라인 구축은 인프라 구축뿐 아니라 지역의 역사성과 특화성 등이 접목돼야 하기 때문에 아직까지 그 결과를 예단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협치를 통해 주민이 이끄는 도정 △고품격 융·복합 관광산업 육성 △풍력산업 조성으로 에너지 자립 기반 구축을 내걸었다. 평가단은 “도정에 주민 참여를 위한 새로운 노력이라는 점은 신선하다”면서도 “제주신항 개발, 영리병원, 카지노 문제 등에서 공청회 등 도민 의견 수렴 절차가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풍력산업 조성’의 경우 사업 일정과 예산 배정 등을 구체적으로 제시한 점을 높게 평가하면서도 예산 확보 등 풀어야 할 과제가 많다고 지적했다.
▼ 어떻게 조사했나 ▼
1년전 후보시절 내건 핵심 3대공약, 1년후 구체성-이행정도-지속성 평가
동아일보는 지난해 6·4지방선거를 앞두고 당시 시도지사 후보들에게서 핵심 3대 공약을 제출받아 이를 심층 분석했다. 이 지방정부가 출범한 지 1년을 맞아 동아일보와 경실련 공약이행 평가단은 자체적인 ‘평가지표’로 당시 각 후보가 직접 선정한 3대 공약과 308개 세부 사업의 이행 상황을 점검했다.
‘평가지표’는 △공약의 구체성(기한 제시 및 공약의 측정 가능성) △공약 이행의 정도 △공약의 내용(목표의 용이성 및 지속성 정도) 등 3가지 항목으로 구성됐다. 공약의 구체성은 공약의 세부 사업 계획이 4년간의 구체적인 기한을 제시하고 있는지, 사업 실행을 위한 예산 배분이 측정 가능한지를 검증했다. 공약 이행의 정도는 공약이 추진 계획(제시된 기한)에 따라 제대로 이행되고 있는지를 살펴본 것이다. 공약의 내용은 공약의 목표가 적절하게 제시돼 있는지와 지역주민에 대한 지속적인 파급 효과 전망 등을 분석했다.
이번 평가의 공정성과 객관성을 담보하기 위해 행정학 경제학 지방자치학 교수들과 지자체장의 공약 추진 상황을 챙겨온 각 지역 경실련 전문가들이 평가에 참여했다.
■ 평가단 명단(가나다순)
▽공약이행 평가단장
손희준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지방자치위원장(청주대 행정학과 교수)
▽경실련 정책위원
김대래 신라대 경제학과 교수, 김성호 한국지방자치학회 지방분권헌법개정특별위원장, 김영미 상명대 행정학과 교수, 김재일 단국대 행정학과 교수, 김찬동 충남대 자치행정학과 교수, 신희권 충남대 자치행정학과 교수, 이기우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장동식 순천대 무역학과 교수, 허훈 대진대 행정학과 교수
▽지역 경실련
강희관 군산 연구정책관, 권용범 춘천 사무처장, 김기홍 광주 사무처장, 김삼수 정치사법팀장, 김송원 인천 사무처장, 박완기 수원 사무처장, 이병관 청주 정책국장, 이지영 창원 정책위원장, 정병인 천안아산 사무국장, 조광현 대구 사무처장, 조근래 구미 사무국장, 좌광일 제주 사무처장, 허정호 광명 사무국장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