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나는 전기레인지, 눈물나는 전기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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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의 주제는 ‘절전’]<131>인기몰이 인덕션의 약점

주부 이영미 씨(38)는 최근 새 아파트에 입주하면서 인덕션 전기레인지를 사용하게 됐다. 아파트를 분양받을 때 인덕션 레인지를 옵션으로 선택하면서 기존에 쓰던 가스레인지는 창고에 넣어 뒀다. 주위에서 많이 사용하는 데다 디자인이 고급스러워 만족도가 높았다.

하지만 기분이 좋았던 것도 잠시. 전기요금 고지서를 받아든 이 씨는 깜짝 놀랐다. 평소 월 5만 원 안팎이던 전기요금이 9만 원으로 배 가까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가전제품 하나 새로 산 게 없는데…’ 집안 구석구석을 꼼꼼히 살펴본 이 씨 눈에 인덕션 레인지가 들어왔다. 관리사무소에 물어보니 “인덕션을 쓰면 전기요금으로 매월 4만∼5만 원은 감수하셔야 한다”는 답이 돌아왔다.

최근 고가 프리미엄 주방 가전제품으로 인덕션 등 전기레인지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화재 위험이 낮고 편리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전기를 많이 먹는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인덕션 레인지는 상판 코일에 전기가 흐르면서 발생하는 자력선이 와전류를 만들고, 이 와전류가 조리용기 바닥을 가열하는 원리로 작동한다.

‘하이라이트 레인지’로 불리는 복사 방식의 전기레인지는 발열체에서 뿜어져 나오는 원적외선이 세라믹 상판을 통과해 조리용기에 열을 전달한다. 원리는 다르지만 전기로 열을 발생시키는 공통점이 있다.

문제는 이러한 전기레인지 제품들이 ‘전기 먹는 하마’로 불릴 정도로 전력 소비량이 많다는 점이다. 주부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은 인덕션 레인지의 경우 소비전력이 3000∼7000W에 달한다. 이는 대표적인 전력 다소비 가전제품인 에어컨(1000∼1800W), 전기밥솥(1000W·취사 기준) 등보다 많은 전기를 소비한다.

전기레인지는 가스레인지에 비해서 가격 효율도 떨어진다. 한국도시가스협회가 최근 한국가스안전공사에 의뢰해 조사한 결과, 물 5L의 온도를 40도만큼 높이는 데 소요되는 에너지 비용이 가스는 80원 안팎인 반면, 전기는 최대 220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에너지관리공단 관계자는 “한여름에 전기를 아끼겠다고 에어컨을 끄면서 전기레인지로 조리를 하는 것이야말로 최악의 절전 방법이 될 수 있다”며 “여름철 전력 사용이 많은 기간에는 인덕션 레인지 사용을 되도록 자제해 줄 것을 바란다”고 말했다.

이상훈 기자 janua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