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드림]“무슨 일 하면 좋을지 10년간 미친듯 도전했죠”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7월 15일 03시 00분


[내가 청년 리더]<6> 부동산 정보 플랫폼 ‘직방’ 운영 안성우 대표

부동산 정보서비스 플랫폼 ‘직방’의 안성우 대표가 서울 종로구 관철동 직방 본사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안 대표는 청년들에게 “자신이 무엇을 하고 싶은지 알아야 남과 비교하지 않고 살 수 있다”고 조언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부동산 정보서비스 플랫폼 ‘직방’의 안성우 대표가 서울 종로구 관철동 직방 본사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안 대표는 청년들에게 “자신이 무엇을 하고 싶은지 알아야 남과 비교하지 않고 살 수 있다”고 조언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부동산 정보서비스 플랫폼 ‘직방’을 운영하는 안성우 대표(36)는 최근 스타트업 업계에서 가장 뜨거운 인물 중 한 사람이다. 직방은 ‘수요자가 인터넷과 스마트폰으로 직접 집을 확인한다’는 콘셉트의 서비스다.

2012년 첫선을 보인 직방은 올해 5월 기준 700만 다운로드를 넘기며 애플리케이션 시장에 돌풍을 일으켰다. 직방에 올라 온 전월세 매물정보는 100만 건, 직방의 회원으로 등록된 공인중개업소는 전국적으로 5000여 개에 달할 만큼 성장세도 무섭다.

하지만 안 대표는 직방을 열기까지 가족 등 주위의 많은 걱정과 의구심을 이겨내야 했다. 그가 학창시절부터 사람들에게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은 “너 미친 거 아니야”였다. 대학에 들어갈 때에도, 안정된 직장을 그만둘 때에도, 영어를 배우고 싶다며 훌쩍 미국으로 떠날 때에도, 그리고 창업 때에도 “너 미쳤니”라는 주변 사람들의 만류를 이겨내야 했다.

안 대표는 “젊은 시절 내내 내가 뭘 하고 싶은지 찾아 헤맸다”며 “내 인생에서 내가 무슨 일을 하면 가장 좋을지 찾기 위해 계속 도전하고 부닥쳤던 시간이라 후회는 없다”고 말했다.

○ 청춘의 불안감 이겨내는 것은 노력

안 대표의 경력은 다채롭다. 22세이던 2001년 엔씨소프트에 입사해 게임 개발을 하다 사표를 냈고 2005년에 회계사가 됐다. 삼일회계법인에서 감사·컨설팅 업무를 하던 중 영어를 배우겠다며 2007년 사표를 낸 뒤 돌연 미국으로 떠났다. 미국에서 돌아온 뒤에는 창업의 길로 나섰다.

안 대표는 “엔씨소프트에서 일할 때부터 벤처에 관심이 있었다”며 “벤처산업을 자세히 알고 싶어 회계사를 했고 이후 창업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도 직장과 직업을 옮기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다. 그에게도 고민과 시련의 시간이 있었다. 전혀 다른 직업군을 옮겨 다닐 때마다 그의 경력은 원점이 됐다. 각 회사에서 인정받는 친구들을 볼 때마다 불안감도 느꼈다.

그가 불안감을 이겨내기 위해 택한 방법은 ‘닥치고 노력’이었다. 안 대표는 “회계사가 되기 위해 공부를 할 때는 오전 7시부터 오후 11시까지 휴일 없이 매일 공부했다”며 “스톱워치를 켜놓고 최대 하루 16시간까지 공부한 적도 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잘 다니던 회계법인을 그만두고 영어를 배우기 위해 미국으로 떠난 뒤에도 그의 노력은 이어졌다. 미국에서 인턴으로 일하던 중 영어실력이 부족하다고 느낀 그는 한국어와 잠시 ‘이별’하기로 했다. 안 대표는 “한국인 친구가 같은 한국인 지인에게 나를 소개할 때에도 얼굴에 철판 깔고 영어만 썼다”며 “처음에는 사람들이 당황스러워했지만 결국 1년 정도의 기간 동안 한국어를 잊을 만큼 영어가 늘었다”며 웃었다.

○ “나를 알아야 하고 싶은 일 찾는다”

안 대표가 청춘들에게 전달하려는 메시지는 쉽고 간결했다.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하라”는 게 그의 조언이다. 자신의 삶을 다른 사람과 비교하고 매일같이 고민 속에 사는 것은 내가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몰라서라는 게 안 대표의 설명이다. 안 대표는 “아이들에게 꿈을 물어보면 과학자, 소방관 등 자신이 아는 범위 내에서만 답을 한다”며 “세상에 어떤 일이 있는지를 알고 이 가운데 나에게 어떤 일이 어울릴지 숙고하면 내가 하고 싶은 게 무엇인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직의 신’답게 그는 직장보다는 직업이 중요하다는 조언도 잊지 않았다. 많은 취업 준비생들이 초봉 등의 조건을 따지며 ‘무슨 일’을 하는지보다는 ‘어떤 회사’를 다니느냐에 더 신경 쓰는 현상을 꼬집은 것이다. 안 대표는 “외국 사람들에게 직업을 물으면 무슨 일을 한다고 말한 뒤 직장을 이야기하는 반면 한국 사람들은 자신들이 다니는 직장을 먼저 말한다”며 “본인이 하고 싶은 일에 대한 전문성을 키우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초봉은 차이가 있어야 결국 한 달에 몇 십만 원 수준인데 이런 것으로 미래에 대한 선택이 좌우된다면 슬프지 않겠느냐”며 “청춘들이 자기 자신을 인생의 중심에 두고 미래를 고민한다면 불안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조언했다.

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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