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오픈 우승 뒤 팬 클럽 300명 늘어 회원 4000명 육박, 국내 골퍼 최다
성적 나빠도 흔쾌히 사인-촬영 응해… 귀국하자마자 16일 ‘BMW’ 출전
제70회 US여자오픈에서 정상에 오른 뒤 14일 귀국한 전인지(21·하이트진로)는 한국으로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귀가 간질거렸을지 모른다. 이번 우승을 통해 골프 팬뿐 아니라 일반인들 사이에서도 전인지의 이름이 오르내렸기 때문이다. 전인지의 인터넷 팬 카페인 ‘플라잉 덤보’의 회원 수는 하루 만에 300명 넘게 늘어 4000명에 육박하고 있다. 전인지는 2013년 6월 팬 카페 개설 후 2년여 만에 국내 골프선수 중에서 최다 회원을 보유한 골프 스타가 됐다.
전인지의 인기 비결로는 뛰어난 실력과 함께 단아한 외모, 겸손하고 예의 바른 매너 등이 꼽힌다. 어려서 ‘수학 영재’였고, 현재 학교(고려대 국제스포츠학부)에 다니고 있는 학구파 이미지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김형준 그림성형외과 원장은 “전인지의 얼굴에는 요즘 젊은 사람들이 선호하는 작고 이목구비가 또렷한 얼굴과는 다른 개성이 있다. 한국적 미가 담긴 전통적 스타일과 운동선수다운 강인함 속에 친근한 미소를 지녔다”고 분석했다.
전인지는 팬과의 소통으로도 호평을 받고 있다. 팬 카페에 자신의 솔직한 심경을 올리기도 하고, 대회 때 응원 온 팬들과 식사를 함께 하기도 한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그는 부상 중인 왼쪽 발목 상태를 소상하게 전하면서 ‘(골프 TV 생중계를 보느라) 새벽잠 설치시면 힘드니까 시간 되면 재방송 보시며 응원해 주세요’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상대를 배려하는 섬세한 마음을 엿볼 수 있다. 한 국가대표 운동부 감독은 “골프장에서 캐디와 클럽을 주고받을 때 두 손으로 건넨다거나 설사 성적이 나쁘더라도 팬들에게 성실하게 사인과 사진 촬영을 해주는 모습은 신선하기까지 했다”고 말했다.
전인지는 여독을 풀 새도 없이 16일 인천 스카이72GC 하늘코스에서 개막하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BMW챔피언십에 출전한다. 총상금 12억 원이 걸린 이 대회에는 시즌 3승으로 다승 공동 선두인 전인지, 이정민(비씨카드), 고진영(넵스)이 모두 출전해 우승 상금 3억 원을 다툰다. 이정민, 고진영과 1라운드에 같은 조로 묶인 전인지는 갤러리를 몰고 다닐 것으로 보인다. 다음 주에는 전인지의 메인 스폰서가 주최하는 국내 메이저 대회인 하이트진로챔피언십이 열린다. 전인지가 우승하면 사상 처음으로 단일 시즌 한미일 3대 메이저 타이틀 석권이라는 기록도 세운다. 이래저래 전인지 열풍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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