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판 세월호’ 건진 中업체가 인양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7월 16일 03시 00분


세월호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정부가 세월호 인양 우선협상대상자로 중국 상하이 샐비지 컨소시엄을 선정하면서 인양 방식도 크게 바뀐다. 4월 세월호 인양 발표 당시와 달리 인양용 빔을 넣어 끌어올리는 방식이다.

1, 2위 우선협상대상 업체가 모두 중국 국가기관에 가까운 국영기업이라는 점은 논란거리다. 중국이나 일본 업체가 세월호 인양을 맡으면 서해 해저지형 등의 국가안보가 새 나갈 수 있다는 우려가 인양 절차를 시작하기 전부터 제기돼 왔다.

○ 내년 7월까지 목포로 운반

정부는 상하이 샐비지와 최종 계약을 체결하는 대로 인양작업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올해는 세월호 선내 부유물을 제거하고, 시신 유실을 방지하기 위해 그물망 등 안전장치 설치를 마칠 계획이다.

새로 공개한 세월호 인양 계획에 따르면 내년 초부터 동시다발로 인양작업을 시작한다. 우선 세월호에 설치된 탱크나 내부 빈 공간에 압축공기(에어백)를 주입한다. 세월호의 자체 중량은 6825t이지만 진흙과 물 때문에 지금 들어올려야 하는 무게는 8500t에 이른다. 압축공기를 집어넣어 전체 무게를 5000t까지 줄인 다음에 인양을 시작한다.

그 다음 단계가 인양용 빔 설치다. 뱃머리를 5도가량 들어올려 세월호 아래에 폭 1.8m, 길이 28m의 리프팅빔(Lifting Beam) 24개를 3.5m 간격으로 설치한다. 이후 빔을 크레인에 연결해 배를 수심 23m까지 약 20m 정도 들어올린 후, 조류가 약한 안전지대까지 2km가량 이동시킨다. 그러고 나서 수중에 대기시켜 둔 ‘플로팅 독(floating dock·선박 건조용 구조물)’에 세월호를 올린다. 플로팅 독의 부력을 이용해 배를 천천히 떠오르게 한 뒤 선체 배수를 실시한다. 목표대로라면 세월호는 2016년 7월 목포 신항에 도착한다.

당초 해양수산부는 배가 무게를 못 이겨 두 동강 날 것에 대비해 세월호를 해저에서 3m가량만 끌어올린 뒤 플로팅 독에 올릴 계획이었다. 해수부 관계자는 “압축공기를 주입하고 리프팅빔을 끌어올리는 방식을 사용하면 손상 우려가 덜해 더 높이 끌어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 중국 기업 1, 2위 선정 논란

저가 공세를 펼친 중국 국영기업이 우선협상대상 1, 2위로 선정된 데 대한 논란이 제기된다. 최초 입찰액이 850억 원대라 예산 절감은 가능해졌지만, 그만큼 안전하게 세월호를 인양할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1차 우선협상대상자인 상하이 샐비지는 침몰 선박과 수중장애물 등 2700여 차례의 인양 경험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수부에 제출한 인양 실적에 따르면 2002년 동중국해에 침몰한 1만3675t 규모의 화물선 알티스(ALTIS)호를 시야 확보가 어려운 수심 58.2m에서 건진 적이 있다. 당시에는 선체를 절단해 끌어올렸다. 6월 중국 양쯔(揚子) 강에서 침몰한 둥팡즈싱(東方之星)호도 이 회사가 인양했다.

이곳이 일반 기업이 아니라 사실상 정부기관이라는 점이 꺼림칙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상하이 샐비지 홈페이지에 따르면 이 회사의 모체는 중국인민해방군이 1949년 설치한 선박인양수리지도원회다. 일반적인 선박 인양은 물론이고 국가가 명하는 정치, 군사, 전략 및 재난구조 등 응급 구난 업무도 맡는다.

인양업체 선정에 가격이 제일 중요한 요소가 된 게 적절치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우선협상대상자는 상하이 샐비지(입찰액 851억 원)와 차이나 옌타이 샐비지(990억 원), 타이탄 마리타임 컨소시엄(999억 원) 등 투찰가가 낮은 순으로 정해졌다. 당초 정부는 세월호 인양 비용으로 1000억∼1500억 원이 들 것으로 내다봤다. 연영진 세월호 선체인양추진단장은 “기술평가가 전체 평가의 90%로 가격 때문에 선정 결과가 뒤집힌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정부는 기술평가 결과를 공개하지 않았다.

박재명 jmpark@donga.com·박성진 기자
#중국#세월호#인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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